남매일기/아홉살/딸/열세살/아들/일상
똑소리 나는 딸아이
평소엔 너무 어른스럽다가도
울 때 보면 영락없는 꼬꼬마다.
엉엉 울며 교문을 나온 아이는
좀처럼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넘어져서 슬프고
얼마 전 다친 무릎을 또 다쳐서 슬프고
애써 생긴 무릎딱지가 떨어져서 슬프고
내내 기다렸던 체육시간이 끝나버려 슬프다.
눈물이 나는 이유가 많고도 많다.
우느라 기운이 쪽 빠진 얼굴을 보니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딸에게 말했다.
“울고 난 얼굴이 더 예뻐 보여.
어쩐지 순해 보여 “
“엄마, 그것만은 알아두세요.
저는 양띠라는 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