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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May 26. 2023

기나긴 하루, 흔한 주부의 아침.


사실은 지독하게 외로워서

끔찍이도 일하기가 싫어서

도서관에 들렀다.


책 한 권을 빌렸고

커피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책을 사랑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글보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뱉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감기는 눈에 힘을 주고

꾸역꾸역 책을 읽었다.

넘어가지 않는 아침밥을 삼키듯이


몇 페이지만 더 읽자.

몇 분만 더 읽자.

워치를 톡톡 두드리며 시간을 채웠다.


익숙하지만 낯선 사람들과

책을 빌릴 때 몇 마디

커피를 주문할 때 몇 마디 나누고서

그제야 집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기나긴 하루

흔한 주부의 아침이 시작됐다.


노트북을 켜고 이 마음까지 모두 쏟아내고 나니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이젠 일하러 가자!


티 나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하지 않으면  반드시 티가 나는


일하러 갑시다.


이 아침,

같은 외로움과 같은 귀찮음을 느끼고 있는 분들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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