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자고 싶다. 그렇게 느낄 즈음 나의 머릿속이 요동치며 숨을 거칠게 쉬고 있다. 거칠게 숨을 쉬던 머리는 불편함의 연속에서 티끌만큼의 편안함을 느낀 후,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 많던 상처를 그제야 잊을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던데. 시간은 저 멀리서 오지 않고 있다.
아마 게으름이라는 타락하고 고결하지 않은 단어의 사춘기가 온 것 같다. 이 녀석은 모든 환경과 경험, 나아가서는 나의 삶에도 침투하고 있는 느낌이다. 심지어 잠에 들기 직전까지도 이 녀석은 나에게 스마트폰을 계속 쥐어준다.
나는 나지막이 속삭인다.
'큰일이다.'
속삭이는 와중에도 사춘기가 온 게으름은 나를 때리며 옭아 메기까지 한다.
나는 다시 생각한다.
'그래 요즘 편하고 오래 자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안 그래도 코를 고는 게 심한 요즘 내 코 고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피곤해서 그러겠지 라는 되지도 않는 자기 위로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30대가 된 지금 운동을 하지 않는 무너져가는 몸뚱이의 사실에 대한 반발심과 애써 무시함으로 더욱 심해지는 사춘기만이 남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잠을 청하고 내일도 잠을 청하겠지만 어딘가 모를 불편함은 불편함을 넘어 심연으로 가라앉고 허우적거리는 나를 지켜보며 마른침을 삼킨다. 그때만큼은 믿지는 않지만 어딘가에 있지도 모를 신을 섬기며 기도해 본다.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며 머리와 몸에 있는 나 자신들이 하나, 둘씩 눈을 감기 시작한다.
그제야 거짓된 편안함이 아닌 진실된 편안함이 전체를 감싸며 묶여있던 밧줄이 느슨해지고 안도감의 한숨을 쉰 채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처럼 내 영혼의 존재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