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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Apr 03. 2024

감정을 잃어가는 아저씨 두번째

 감정이란 것은 무엇이길래 삶에 집착하게 하기도 하며,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게 하기도 할까. 이러한 물음이 내 입 밖으로 나와서, 나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언제부터였을까? 어쩌면 어릴 때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뉴스에서 누군가가 죽거나, 큰 사고로 인해 크게 다치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 애도의 물결로 사람들이 울면서 검은색옷을 입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한테 이해가 안 된다고 그렇게 슬픈 일인 거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후에는 엄마가 장난식으로 받아쳤던 거로 알고 있다.


 감정이란 것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다거나,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도 물론 아니다. 무언가 메말라 가고 있는 무감각함의 느낌이다. 삶의 의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우울증도 아니거니와 조울증도 아니다. 그냥 성격이 그런 것인가? 무언가의 결핍인가. 이러한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되어 두통으로 전달이 되고 만다.


 이건 나의 작은 고백이다. 털어놓지 않는다면 털어놓을 게 없다는 뜻이겠지.


 사람이 유일하게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우울해하기도 하겠지. 사실 그런 감정들을 바로 표출하는 사람들도 내 입장에서는 신기하게 보인다.


 때로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감정을 함부로 보여서는 안 되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보였다가는 상대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괜히 약점의꼬투리를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젠가부터 나 자신 스스로 감정을 억압해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고 억압해왔던 탓에 결국에는 모든일에 '그럴수도있지'라며 넘기고, 그저 영혼없는 공감을 해주며, 자기 감정도 제대로 알 수 없는 바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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