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에는 OTT라는 개념이 없었고, 동네 비디오방에 가서 비디오를 빌려서 영화를 봐야만했다. CGV, OCN, 캐치온 여러 영화채널을 정말 좋아했고, 비디오방을 갈때 많게는 이틀에 한번씩 형과 같이 간적이 많았다. 지금처럼 영화광이 되어서야 장르를 잘 가리지 않고 보지만, 어릴때는 유독 판타지,SF,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했다. 생각해보면 애들이 좋아할법한 영화를 주로 봤던 것 같다.
영화를 보다보니 나에겐 OTT의 시장이 정말 반가웠다. 보지 못했던 영화장르를 도전해보는 것도 나름 새로운 도전이었다. 공포장르로 시작해서 공포관련 게임도 시작하는 공포장르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의외로 난이도가 높지 않구나. 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달까.
영화를 보다가 그런걸 깨닫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내 인생에서의 영화라는 것은 반이나 차지할정도로 비중이 굉장히 높다. 오락거리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철학이 담긴 영화나 감정이 풍부한 그런 영화를 보게 될 때는 깨닫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유독, 감성적인 영화를 볼 때에는 나 자신이 이중적이게 느껴졌다.
현실에서는 주위사람들 걱정에 눈물 한방울 안흘리는 사람이 영화를 보다가 눈물 한방울 흘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전에 사주와 신점을 따로 봤을 때도 나한테 다중인격, 이중적이라고 했던 말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나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나의 무감각한 인격이 덜 무감각해지도록, 또는 평범하게 감정을 느끼고 전달할수있도록 합쳐지는 것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이미 시체와 다를 바 없는 나는 정신적으로 죽어있다. 죽어있는 나는 감성적이고 진중한 영화를 볼 때 만큼은 살아있음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나는 현실에선 다시 죽어있음을 느낀다. 내가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영화는 나에게 있어서 나름 감정의산물이었나보다. 무감각한 나는 다시 영화에 들어가보고, 이입해본다. 무감각한 나는 이해하고 느껴보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