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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08. 2022

반가운 재회

학교 담임선생님 중 한 분이 갑자기 못 오시는 바람에 대신 수업을 들어갔다. 2학년 아이들은 '저 선생님은 누구지?' 하는 호기심과 긴장감 어린 눈으로 쳐다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일수록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잘 적응해서 수업에 참여한다. 오늘 1교시 수업은 책 속 인물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활동을 안내하고 잘하고 있나 돌아봤다. 아이들이 고른 책 속 인물로 여자아이들이 신데렐라 제일 많이 해서 놀랐다. 그녀의 인기는 여전했다.


그렇게 각자 인물을 소개하는 글쓰기 활동을 하는데 한 아이가 낯익은 그림체가 보이는 책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글을 쓰고 있었다. 

"선생님이 잠깐 봐도 될까?" 아이에게 양해를 구했다. 제목은 <두근두근 편의점>, 작가는 김영진.

'아... 맞구나' 내가 생각한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이었다. 아이가 어릴 적 그때 당시 나왔던 김영진 작가의  그림책은 모두 함께 읽었었다. 그래서일까 작가를 확인하 표지를 보는 동안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으며 웃고 울던 기억들이 툭 터져버렸다, 특히 김영진 작가 책 중에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유치원에서 마지막으로 날 기다리고 있던 아이가 생각나 내가 눈물을 흘리며 읽었고, 어렸던 내 아이는 내 눈물을 조용히 닦아 주었었다. 아이와 나 사이에 그림책으로 생긴 추억들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잊고 있었다. 반가운 재회의 순간이었다.

아이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책은 잘 찾아보지 않게 되었는데 그때 그런 추억들을 해둘 걸 하고 뒤늦은 아쉬움도 인다.


가끔 브런치 글을 읽은 지인들이 글 속 내 아이가 정말 착하다고 칭찬을 해주시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키웠길래 그러냐는 칭찬을 주시면 나는 "아이랑 책을 많이 읽었어요."라고 답을 한다. 아이와  책 속 인물을 같이 칭찬하기도 하고 못된 인물이 나오면 요란하게 응징했다.

"이 친구는 안 되겠다. 딱밤!" 하면서 책에다 딱밤을 차례로 때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아이의 성이 착해서 일 수도 있겠지만 그림책 하나도 온 마음을 쏟아 읽어내고 공감했던 그 경험이 지금의 아이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책은 참 고마운 이 세상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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