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걸어서 6분 거리에 있는 paper spoon 카페에 갔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이라서 짧은 거리도 정말 뜨거웠지만 걸어 온 길에 심어져 있는 이국적인 나무들이 있어서 좋았다. 지나가는 차 소리를 들으면서 걷다보면 어느 순간 저 멀리 꼬끼오 소리가 들렸다. 삐쩍 말랐지만 깃털이 윤기나고 붉은 모자를 쓴 닭 두 마리가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옆에 아기자기한 소품, 이끼가 낀 정원 사이에 보라색 꽃, 코끼리 엽서를 파는 갤러리가 있는 카페가 있다.
천막이 있어서 그늘이 지고 뒤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야외 자리에서 망고라씨를 시켜 먹었다. 지금 스콘과 잼을 시켜 먹을지 고민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옆에는 내 또래로 보이는 이곳에 사는 듯한 남녀가 있다. 어쩌면 나보다 어릴 지도 모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잔잔한 팝송소리, 절대 닿을 수 없는 높이의 나무, 저 멀리 매미소리, 스프링클러 물소리, 바람에 실려 온 차가운 물방울이 금방 증발해버리는 여름에 있다.
먼훗날 또는 가까운 미래에 치앙마이에 또 오게 된다면 여기에서 또 글을 써야지. 오늘은 야외 정원에서 바람을 느끼고 있지만, 다음에는 2층에서 작은 나무의 끝을 보면서 가만히 바깥을 바라보고 싶다. 우드 탁자와 나무 그곳에 앉아서 무엇을 할까? 모든 상관없지 않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목요일! 벌써 마지막 여행날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