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그리운 내 할아버지
따스한 점심을 먹고 나면
시덥잖은 얘기를
껄껄 웃으며 꺼내셨습니다
웃는 눈꼬리에 자글한 주름
허리보다 먼저 굽은 마음이
멍든 입꼬리로
겨우 버텨낸 세월을
한 줄 웃음으로 감췄습니다
욕 같지만
그보다 따뜻했고
농담이라 하기엔
너무 오래 묵은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에 웃었고
웃으며 그 마음을
물려받았습니다
해학이란
같이 웃자는 마음이지요
삶의 고통의 찡그림을
웃음의 주름으로 바꿔낸 것
그리운 할아버지
그 웃음으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