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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즐거움

by 서도운

『해학』


그리운 내 할아버지


따스한 점심을 먹고 나면

시덥잖은 얘기를

껄껄 웃으며 꺼내셨습니다


웃는 눈꼬리에 자글한 주름

허리보다 먼저 굽은 마음이

멍든 입꼬리로

겨우 버텨낸 세월을

한 줄 웃음으로 감췄습니다


욕 같지만

그보다 따뜻했고

농담이라 하기엔

너무 오래 묵은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에 웃었고

웃으며 그 마음을

물려받았습니다


해학이란

같이 웃자는 마음이지요

삶의 고통의 찡그림을

웃음의 주름으로 바꿔낸 것


그리운 할아버지

그 웃음으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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