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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FRS는 뭐고, K-GAAP은 뭘까?

스타트업을 위한 회계 (1)

by 신동욱

회계는 회사의 실적을 말해주는 '언어'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쓰고, 미국에서는 영어를 쓰듯 기업은 회계라는 언어를 통해 자신들의 영업 성과를 이야기 합니다. 소통을 제대로 하려면 아마 두 가지가 필요할 것 같아요. 하나는 같은 언어를 쓰는 것. 한 쪽은 한국어로 말하는데 상대방은 영어로 말하면 두 개 언어를 완벽히 구사할 줄 아는게 아닌 이상 대화가 잘 안되겠지요. 그리고 함부로 뻥을 치면 안됩니다. 처음 약간의 뻥은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거짓말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회계 원칙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의 실적을 말할 때 서로 인정하고 합의하는 규칙 안에서 얘기할 수 있어야 겠지요. 그리고 진실해야 합니다. 회계의 형태를 하더라도 사실을 왜곡해서 쓰인다면 우리는 그것을 '분식회계'라고 부릅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한국어로 말해야 할지, 영어로 말해야 할지 결정하고 말해야 하듯이 어떤 회계원칙을 적용할지 우선 결정해야 합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회계 원칙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일반기업회계(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 GAAP)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일반기업회계를 흔히 K-GAAP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이 회계원칙은 한국 내에서만 통용됩니다. 국가마다 처한 경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 제정한 회계원칙이 동일하지 않죠. 그래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라는 곳에서 전 세계에 적용될 단일한 회계기준을 제정하겠다! 라는 야심찬 목표로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 IFRS)라는 것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이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고,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K-GAAP은 한국에서만 쓰는 한국어이고, K-IFRS는 세계적 공용어의 위치에 있는 영어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K-IFRS는 한국 상황에 깔맞춤해서 만든 회계기준이 아닌데다, 말 그대로 원칙적으로 기술한 내용이 많아서 해석이 좀 애매하고 까다로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면, K-IFRS에는 사용권자산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사무실을 임차할 때 K-GAAP에서는 그냥 임차료라는 비용 항목으로 끝나지만, K-IFRS에서는 사무실을 임차할 기간동안 예상되는 임차료 전체를 사용권자산이라는 자산 항목으로 잡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임차할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는 거에요. 현 시점에서 합리적으로 추정가능한 임차기간으로 잡으라고 되어 있거든요. 단순히 계약서에 임차기간이 2년으로 되어 있으면 그걸로 설정하는 게 아니라, 임차의 자동 연장 권리가 있는지, 임대차보호법 적용이 가능할지, 회사가 다른 곳으로 이사갈 계획은 있는지, 사무실에 투자한 인테리어 자산의 감가상각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을 다 따져서 가장 '합리적인' 임차기간을 적용해야 합니다. 참 어렵죠. 그래서 그 기간을 너무 짧지도, 또 너무 길지 않게 적당히 '합리적인' 선에서 정하는게 보통입니다.


다행히 상장사, 그리고 상장사가 되기 위한 회계감사를 받는 회사들에 한해서만 이 어려운 K-IFRS를 적용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포함된 비상장사는 K-GAAP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되지요. 스타트업 재무 담당자를 위한 글이니, 주로 K-GAAP을 위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아, 비상장사인 스타트업 회사들이 K-IFRS를 쓰기 좀 쉽지 않은 이유 하나만 설명 드릴께요. 스타트업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라는 형태로 투자를 많이 받는데요, 이게 K-GAAP에서는 자본으로 인식되지만 K-IFRS에서는 부채로 인식됩니다. 부채는 갚을 돈이고, 자본은 갚을 필요없는 내 돈이니, 당연히 자본으로 인식하는게 유리하겠지요.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한번 다뤄 보겠습니다!


한줄 요약 : 비상장사인 스타트업은 보통 일반회계기준(K-GAAP)을 적용하고, 상장사나 상장사가 되려는 회사는 국제회계기준(K-IFRS)를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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