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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작은 만찬

by 한명화

새벽 운동길 살구나무 밑

바닥을 뒹구는 동글동글

눈 마주하니 따라가고 싶대

허리 숙여 주워 보니 크기도 하지

여기저기 둘러보니 4개나 되네

손바닥에 올라앉은 먹음직 살구

새콤 달콤 살구 맛 먼저 찾아와

침샘 폭포 이뤄 입안 가득

얼른 주머니에 감추어 두고

인내심 끌어내 시침 뚝 뗀다


운동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접시에 담아 식탁에 놓으니

미리 와 있던 계란 하는 말

-오메

살구가 큰 거니

아님 내가 작은 거니-

그러나 저러나

오늘 아침 식탁엔

계란 프라이에 새콤 달콤 살구 더해

작은 만찬 차려야지

입가에 미소 하나 걸어 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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