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그냥 친구해

by 한명화

분당천가 풀숲에 가을이라고

너도 나도 불쑥불쑥 고개 내밀고

힘자랑하느라 난리난리

스쿠렁 붉은 꽃술 자랑하는데

강아지풀 질세라 고개 들고는

황금빛 옷 입고 우쭐우쭐


너도 너도 비슷비슷 사촌이면서?

오랜 사랑받아온 나는 강아지풀

나는 먼길 찾아온 스쿠렁이라고

도리질 치며 다르다고

그나저나 너도 너도 꼭 닮았는데

분당천가 한집이니 그냥 친구해


세상길 혼자는 너무 외롭지

얼크렁 덜크렁 그리 살아야

웃음도 있고 행복도 있지

서로서로 다독이며 친구 좋잖아

손잡고 웃으며 가을을 가꿔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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