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그때도 좋았어

by 한명화

예전

아들의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는

명절이면 귀성 길에 우리도 있었지

추석 전날

아들의 아버지 생일이었지만

하루 종일 운전대에 앉아 있었지

생일잔치는 무슨ㅡ

아침 일찍 나서야 밀리고 떠밀려

그리 갔지만 그래도

고향 가는 설렘에 힘들다 안 하셨지


이제는

아버님 가신지 여러 해 지나고

우리의 머리에도 서리가 내리고

그 많은 차량 길 양보해 주어야 해

Tv에 보이는 귀성 차량들

편안하게 앉아 바라보며 옛 추억

그래도 그때도 좋았어 라고


오늘은

아침엔 미역국에 밥 해 먹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 맞춘 점심 생일 상 준비해 갈비도 양념해 두고 잡채 거리도 내놓고

어제 미리 사다둔 송편이랑

케이크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 채운다

동태전 호박전 가지전도 부쳐야지


이제는

오랫동안 귀성에 양보했던

남편의 생일상 차리는 행복에 잠긴다

지금도 너무 좋지만

예전엔 그리움 속 아버님 뵈러 가는 길이어서

그때도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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