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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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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09. 2022

들어오면 나가는 게 당연지사

어제는 참으로 바쁜 날이었다

새벽 스트레칭 후 숨길 한 시간 걷기를 하고

오전에 옥수수를 까서 삶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지인이 집 앞에 있다며 통화했으니 지나간다는 걸 옥수수 삶고 있으니  옥수수 먹고 가라 한다

코로나 시작부터 남의 집 방문 금기가 약속처럼 이어서 망설이는 걸 들어오라 했다

옥수수도 먹고 점심 먹고 가라니 스케줄이 있어 가야 한다며 한시간쯤 놀다 돌아갔다

잠시 후 전화

40여 년의 귀한 지인

대학교수이며 국문학 박사로 문화원 활동도 활발한 친구다

점심을 같이하고 싶어 왔다며 시간 좀 내서 나오란다

난 지금 점심 준비하고 있으니 들어오라는데 굳이 나오라 고집이다

들어와 집에서 같이 점심 먹자

쌀 씻는데 지금 한 공기 더 넣는다며 올라오라 하니 두 분 오붓한 시간 방해하기 싫다고?

우린 언제나 오붓하고 이미 둘의 시간 흐트러 놓았으니 올라오라 하니 들어왔다

삶아놓은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다

오늘 점심 메뉴는 소고기 잡채 덮밥

소고기 잡채 덮밥이 아주 맛있다며

늘 바빠 밖에서 밥을 거의 먹는데 오랜만에 집 밥을 맛있게 먹었다며 너스레다

식사 후 옥수수를 들고 바람 쐬러 율동공원행 수다 삼매경으로 호수공원 한 바퀴 ㅡ

집에 돌아오니 너무 지친다

그래도 이비인후과 예약이 있어 병원행

치료 후 마트에 들렀는데 전화

동네에서 함께 활동하는 지인들이다

라인댄스 끝나고 한집에 있다며 옥수수 먹고 싶다고ㅡ참 소문은 빠르기도 하다

경비아저씨들과 늘 베풀어 주는 지인에게 옥수수를 나누어 드렸는데 소문이 들어갔나 보다

너무 지치는 시간이지만 집에 들러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옥수수 몇 개를 꺼내 가지고 간다

같은 아파트라 가까워서

옥수수를 전자랜지에 다시 돌려 나누어 먹으며 역시 강원도 옥수수가 맛있다며 그 집에 판매하느냐 묻는다 글쎄?

이왕 모였으니 세미원 연꽃축제 탐방 계획을

했으나 모두의 일정을 고려하여 마무리를 못하고 있었던 계획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지치고 바빴던 하루를 돌이켜 보니 참 세상일이란 어쩌면 짜 놓은 것처럼 되는지ㅡ

옥수수를 받고 그동안 코로나로 방문 금지로 몇 년 만에 집에 두 친구나 그것도 각자가 방문하고 이런저런 고마움에 옥수수를 나누었는데 모임 친구들까지 다 나누게 되고 보니 오래 두고 천천히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으려던 옥수수는 어디로 갔지?

나의 너스레에 짝꿍 한마디

들어오면 나가는 게 당연지사

여럿이 나누어 먹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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