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이쁜 며느리를 통해 받는 상

by 한명화

어제 오후 며느리의 전화

' 어머니! 저의 어머니께서 김장하셨는데 어머님 댁에 드리라고 김치를 한 통 주셨어요

이따 아주 마트 들러서 시장 봐 가지고 좀 늦더라도 갈게요'

그리고는 몇 시간 후 마트라며 평상시 샀던 것 말고 더 필요하신 것 말씀하세요 란다

아니 필요한 건 없고 지난달에 사다준 것 아직 남아있는 건 좀 빼자라고 했는데

또다시 걸려온 아들의 전화

톡 사진을 좀 보란다

이것저것 ㅡㅡ

며느리가 싱싱한 굴을 보더니 김치에 같이 드시라고 사야 한다고 했다며 보쌈하시려면 아까 빼라 하신 삶아 드실 고기도 다시 넣어야겠다 한단다

참 고맙고 기특한 울 며느리다

저녁 8시가 좀 지났는데 딩동ㅡ 왔구나

커다란 상자 가득 담긴 식재료들과 또다시 들고 오는 커다란 김치통

아마도 차림새를 보니 친정에 가서 엄마랑 같이 김장하고는 쉬지도 못하고 대형 마트에 들러 장바구니를 채워 집에 왔으니 아들이랑 며느리 얼굴이 웃고 있지만 조금 피곤해 보였다

저녁은 먹었다며 물건만 내려놓고 집으로 가겠다 해서

'어서 가서 쉬어야겠구나

고맙다 잘 먹을게' 라며 서둘러 보냈다

뭐니 뭐니 해도 이제는 결혼해서 둘이 사는 자신들의 집이 제일 편할 것이니까

아들 며느리를 보내 놓고 짝꿍과 둘이서 정리를 한다.

먼저 사돈께서 보내주신 큰ㅡ통의 김치

뚜껑을 열고 한 가닥 얼른 먹어 본다

우ㅡ와! 진짜 맛있다

음식점을 하시는 솜씨니 당연하겠지만

정말 시원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감사함을 가득 채워 냉장고에 넣는다

김장도 안 했는데 웬만한 집 김장김치보다 많아져서 김치 부자가 되었다

이제 장바구니 박스를 열고 정리를 시작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념고기, 생선 , 만두에 떡국떡과 생굴, 해물 잔치까지 많기도 하다

한 달 동안 열심히 냉장고를 비워갔는데

비워져 가던 냉동 칸이 또다시 가득 채워진다

너무도 이쁘고 고마워서

어디서 이런 이쁜 며느리가 우리에게 왔을까 라고 말하는 내게

'당신이 부모님께 잘해서 받는 상이야'

라는 짝꿍에게

' 당신도 부모님께 잘해서 받는 상이야' 라고

말하며 마주보고 웃었다

오늘도

우리 이쁜 며느리를 통해 주시는

가슴 가득 담겨지는 따뜻한 상에

감사의 미소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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