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밖 짙어진 녹음에 더욱 힘내라며 봄비가 내린다
5월이다
아니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오랜만에 어린이날을 즐기려던 많은 행사와 여행을 취소해야 할 만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에 반짝이던 아이들 눈빛 눈물로 글썽이진 않을지 ㅡ
비 내리는 창밖
발코니 창틀에 주렁주렁 달린 맑은 구슬을 바라보며 옛 페이지를 슬며시 열어본다
어린 시절
5월이면 어린이날 행사에 어머니날 행사까지
국민학교가 들섞였었다
그때는 어머니 날이어서 어머니 행사를 했다
빨간색종이로 카네이션을 접어 어머니 가슴에 달아들이고 학교 강당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밴드부 연주를 하고 벨리나 독주도 했었다
당신의 어린 딸을 바라보시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어머니가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에 어린 가슴이 뿌듯했었다
결혼하고
삶이 바빠도 가끔씩 휴가 때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갔었을 때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마음 따뜻한 짝꿍에 감사했었다
아버지 가시고 어머니와의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어머니 구순 즈음 짝꿍은 내게 아마도 더 늦으며 당신이 후회할 것 같으니까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더 많이 하자고ㅡ
우리는 시간의 여유를 끌어냈고 마침 가까이 계시던 어머니를 모시고 많은 곳을 여행했었다
여행 중 휴게소에 들러 부드러운 생선 핫바에 커피 한잔 드리면 행복한 소녀의 모습 되어 미소 가득 지으시며 천천히 핫바에 커피를 드시며 참 맛나구나ㅡ라셨었는데
경기 박물관에 갔던 날 말씀하셨었다
이제 힘들어서 계단을 못 올라가겠구나 라셔서 부축해 드렸는데 의자에 앉으셔서는 내손을 꼭 잡으시고 내 눈을 그윽이 바라보시며 말씀하셨었다
명화야!
고맙구나 많은 곳을 여행시켜 주고 맛난 것도 많이 사주어서
전서방이 정말 고맙구나 쉽지 않은 일인데
늘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 주었구나 고맙다ㅡ라고
아셨을까?
그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었던 것을ㅡ
어머니 가시고 우리의 여행길에 나도 모르게 어머니 앉으셨던 자리를 자꾸 돌아보고 때론 그 자리를 손으로 토닥여 보며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가끔 어머니 생각에 여행 중 생선 핫바를 산다 우리도 좋아하게 된 그 핫바를 ㅡ
오늘은 아들내외가 온다고 했다
또 바리바리 장을 봐와서는 냉장고를 채우고 즐겁게 웃으며 식사를 하고 갈 것이다
고맙다 너무 고맙다
든든한 아들과 이쁜 며느리의 마음 씀이 ㅡ
내 부모님은 모두 가시고 이제는 내가 부모가 되어 아들과 며느리를 기다리고 있는
5월의 봄비 내리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