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어느 부부의 삶을 보며

by 한명화
네이버 블로그에서 빌려 옴

얼마 전 아침

눈에 들어오는 Tv의 장면

바다에 쳐 놓은 그물에서 썰물 때 들어왔다가 밀물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줍고 있는 초로의 부부

ㅡ여보 잠시 이별이요

그러더니 이쪽 끝과 저만큼 그물 끝으로 나누어 물고기를 주워 담으며 중간쯤에서 만나는 부부

ㅡ또 만났네요

라며 물젖은 손으로 서로 끌어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PD인가 보다

ㅡ아니 금방 저만큼 헤어졌는데 그렇게 반가워요? 라며 의아하다는 듯하는 질문에

남편의 대답

ㅡ예전에는 그냥 옆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어서요ㅡ란다

일을 마치고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후 이야기는 계속된다

아마도 PD양반이 어떻게 생각이 그리 바뀌었는지 사연을 물었나 보다

아내는 20대 초반 시집을 와서 시아버지 시집살이를 많이도 했다 한다

아무 말도 안 하는 아내였기에 남편은 몰랐다고ㅡ

이웃집 아주머니가 남편에게 시아버지가 시집살이를 너무 시킨다고 알려주었는데

하루는 시아버지가 아들에게 며느리가 자신에게 말대꾸한다며 화를 내셨는데 남편은 방으로 들어오라 큰소리친 후 손뼉을 세게 쳐가며 뺨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고ㅡ

그 아버지가 앓아눕자 아내는 오줌똥을 받아내고 병간호를 했다며 너무나 고생을 시켰는데 이제 그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아이들도 다 키웠는데 돌아보니 둘 다 늙어 있었단다

그는 아내가 너무 불쌍하고, 너무 고맙고,

너무 미안하다며 정말 사랑한단다

이제는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라며 눈물을 흘린다

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내는 거칠어진 손으로 왜 우냐며 남편의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토닥여 준다

잠시 후 주방

주방에는 혼자가 아니다

남편도 도와 가며 같이 음식을 만들고

남편의 배려 깊은 사랑에 아내는 콧노래를 부르며 음식을 만들고 있는 행복한 모습이다

밥상이 차려지고

역시 바닷가 사람들의 풍성한 밥상 앞에 앉은 부부는 서로에게 맛있게 많이 드시라며 음식을 권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이어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PD

ㅡ부부가 나이 들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행복한 노년을 두 분처럼 살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습니다ㅡ란다

곁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ㅡ정말 찐사랑이네요


누구도 예외 없이 늙어간다

부부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자리매김하는 시기가 어쩌면 노년의 때일 것이다

젊어서는 친구도 많고

젊어서는 할 일도 많고

젊어서는 갈 곳도 많다

하지만 머리에 서리 내려오면

그 많던 친구도, 늘 바쁘기만 하던 할 일도

그리 많았던 갈 곳도 다 멀어져 가고 돌봐야 했던 자식들도 다 둥지를 떠나면 빈둥지에 남는 은빛머리카락 빛나는 노년의 부부

이제는

둘이서 밥 먹고,

둘이서 얘기 나누고,

애잔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 된다

그러기에 서로 배려하고 살피고 손 잡아 주며 누군가의 말처럼 찐사랑으로 채워가야 할 날들이라고 어촌의 투박한 초로의 부부는 자신들의 삶의 모습으로 알리고 있었다

노년으로 가며 서로에게 향하는 찐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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