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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an 26. 2024

아시나요?

아침에 우연히 보게 된 TV 프로그램

90을 눈앞에 둔 어촌의 노 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등이 굽고 늙어버린 남편에게 백발 머리의 아내는 우비를 입혀주고 장갑도 끼워 주고 모자도 씌워주며 꼭 어린 아기 같이 보살펴야 한다며 웃는다

아내가 해주는 데로 맡겨두고 천진스레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삶이 고되었을지라도 깊은 신뢰의 사랑이 담긴 두 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움으로 안겨왔다

이 분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아무것도 없어 완도에서 전복양식을 하면 가난을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빈털터리로 귀향하여 돈이 없으니 나무로 양식장을 만들어 위험한지도 모르고 양식을 하고 그것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 두 부부가 바다 한쪽을 막아 방파제를 만들고 그 안쪽에 양식장을 만들기까지 3년이 넘도록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돌을 옮겨와 바다를 막았는데 그때 일이 너무 고되어 허리가 굽고 손의 마디마디가 휘어졌는데 그 손을 펼쳐 보이시며 인생의 훈장이라 하신다

아내가 입혀준 복장을 하고 노장이 나가신다며 큰 소리를 외치신 후 가신곳은

두 딸이 기다리는 바닷가 작업장이었다

저 몸으로 배에서 일을 하신다고?

의문도 잠시, 물건을 챙겨 배에 오르시더니 키를 잡으신다

두 딸들이 아버지가 염려되어 주의를 주자

지들이 선장인 줄 안다며 아직 점수로 많이 주어도 10점이라며 아직 멀었다 하신다

그분의 일과를 보며 젊어서 가난을 물리치려 엄청난 노력의 결과가 노후의 에 여유를 누리는 모습이 보인다 

두 분의 모습에서 잠시라도 아내가 보이지 않으면 바늘 가는데 도 같이 있어야 한다며 열심히 여보~를 부르며 찾아다니는 모습에 빙그레 미소가 핀다

저녁 잠자리의 모습

남편이 눕자 이불을 살펴 바람 들어가면 어깨가 춥다며 이불을 다독이는 아내의 손길에 세상 온순한 아기의 표정이 된 남편이다

곁에 아내가 눕자 서로 마주 보며 도란도란

ㅡ살아보짧은 인생 고무줄처럼 길게

    늘여가며 삽시다

    이제 60주년 살았는데 100주년을 살아야

   하니 우리 건강하게 삽시다

  지금까지 곁에 살아주어 고맙습니다 ㅡ라며

마주 보는 아내를 향해 평안한 눈빛을 보낸다

노 부부의 평안하고 감사한 하루를 마치고 몸을 누인 시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잠이 들어가는 모습에 왜인지 코끝이 찡하고 마음이 울컥했다

그래요

두 분처럼 서로에게 감사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깊은 참사랑의 모습이네요

저도 두 분의 모습 닮아가며 황혼의 길에 행복한 걸음이었다 고백하는 인생을 가꾸어 보겠습니다 ㅡ라며

등이 굽은 남편과 백발의 아내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걷고 있는 인생길을 감사함으로 바라보며 코끝이 찡하다.

아시나요?

당신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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