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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님 기다리고 있다

by 한명화

거실 안 키 작은 선인장들

발코니밖 찾아올 님 기다리느라

며칠째 목이 긴 슬픈 사슴 되어

창밖에 눈길 뗄 줄 모르고

안타까운 속삭임 들려온다

어떡하지? 꽃 피워야 하는데

난 작은 봉우리들 키워야 해

나도 나도

우리도 키 키워야 하거든?

아가들도 한마디

우리도 빨ㅡ리 자라고 싶어요


창밖은 님 소식 보이지 않고

어제도 오늘도 하늘은 우울

어쩌나

님 오실 소식 멀어서

키 작은 선인장들 창밖 바라보며

오로지 님 만날 날 기다리고 있다

찬란한 햇살 안고 오실 해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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