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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18. 2024

내게 다가왔던 명절

명절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별로 바쁠 것도 없는데 마음 분주했던

명절맞이, 그리고 명절

아들내외도 다녀가고 오늘 아침은 다시 돌아온 평일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짝꿍이 서비스한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문득

내게 왔던 명절의 의미가 지나간다

어린 시절 꼬맹이는 재봉틀 위에 앉아 며칠을 자식들 입힐 새옷을 만드시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 힘드신줄도 모르고 새 옷 입을 생각에 또 맛있는 송편 먹을 생각에 손 꼽으며 추석을 기다렸었

청년의 시절에는 공부를 한다고,직장생활을 하며 타지에 있었기에 입석기차를 타고 또 고속버스를 타고 손에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고향에 다녔었다

결혼을 하고 나의 명절은 너무나 변해버렸다

이제는 내 고향이 아닌 남편의 고향에 시댁이라는 명제하에 다니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형님네와 홀로 계시는 시아버님이 집 마당에 서서 아들네 오는지 사슴목으로 기다리고 계셔서 명절마다 열심히 아버님을 뵈러 다녔었다

어서 오너라 먼 길 오느라 애썼다ㅡ 시던

아버님도 가시고 두세 번 더 다니던 명절의 시댁 강원도행을 멈추었다

시아버님도 친정 부모님도 모두 먼 길 가시고

휭~~~ 날들이 가고  이제는 머리에 은발 올린 우리 부부가 부모의 자리에서 맞는 명절을 보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이

다 같이 또 각각이 다르게 살아가는 삶의 길

다가오고 또 떠나가는 자연의 진리인가 보다

어젯밤에는 둥근 추석달을 기다렸지만 심술쟁이 구름은 새벽에도 하늘 가득 펼쳐

보름달을 감추어 두고 1년 후를 예약해 두라 한다

 

명절연휴 마지막 날인 이 아침

향긋한 한잔의 커피 속에 담겨오는 명절의 추억을 돌아보며 이번 명절에  가족이 모여 보냈던 행복한 시간에 빙그레 미소가 피는 아침의 커피맛이 더욱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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