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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내년 봄에 와야지

by 한명화

길가 벚나무

뜨거운 여름이랑 씨름하느라

가을이 왔는데도

그 고운 단풍옷 입어보지도 못하고

처연한 눈물로 벌거 버섰다


지칠 줄 모르고

기세등등하던 무더위

하룻밤 큰비에 쫓겨가고

푸르른 하늘은 가을을 펼쳐

따사로운 햇살 내리는 시간


지나던 길 고개 들어 올려다보니

가지 끝에 벚꽃을 피웠구나

가을 옷 벗겨진 아쉬움이 커

위로해 주고 싶어 찾아온 거니?

하지만 넌 내년 봄에 와야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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