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 코스에 이곳이 있었다
아니!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 웬?
가까운 곳이네
용인시 처인구 목심리에 아주 오래된 석조여래입상이 있으니 들러 만나고 가자는 짝꿍은 네비아가씨의 안내에 따라가고 있다
동네 골목길로 들어서자 언뜻 기와 표식을 본 것 같은데 저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여보!ㅡ여기는 소를 키우는 우사인데요?
'그러게 뭔가 잘못 됐나? 네비는 이쪽으로 가라는데
'지나오다 언뜻 본 게 있으니 차를 돌려 제가 알리는 쪽으로 가보세요'
개울물이 흐르는 좁은 길에 조심조심 차를 돌려 소들이 살고 있는 우사를 돌아가니 오우케이ㅡ
차에서 내리니 냄새가 너무 심하다
'이런 곳까지 찾아내 찾아오는 우리도 참 대단하네요'
그런 짝꿍 덕에 만나는 우사 뒤편 동네골목 그것도 어느 집 대문 앞 작은 공터에 서 있는 부처상이다
수많은 세월을 풍파에 견디며 아름다웠을 가사장삼의 모습은 그저 흘러내린 몇 줄의 주름으로 남아있고 얼굴의 중앙인 코 주변이 모두 문드러져 있어 아들 낳기를 간절히 바랐던 여인네들의 남몰래 흘린 눈물과 피나는 노력이 모여 부처는 이처럼 슬픈 모습이 되었구나 라는 안쓰러움이 인다
천천히 안내판을 읽어 보며 분명 이러한 부처상이 이 자리에 서있다는 것은 이 주위에 사찰이 있었을 것인데 다 사라지고 오밀조밀 시골 집들이 들어서고 그나마 차지하고 있는 골목길 남의 집 앞 작은 터에 이 처럼 손상된 모습으로 남아있구나
천만년 갈 것 같은 화려했던 역사는 사라지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돌부처도 이리 망가져 있는데ㆍㆍㆍ
참 어떤 이들은 천만년 군림 할 것처럼 난리를 치더니ㅡ
백 년도 못 살 우리네 인생 이제 남은 날은 얼마나 될까 ㅡ
세월 앞에 뭉개져 버린 석조여래좌상 앞에서
잠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진달래가 활짝 핀 4월의 어느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