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주일 여행을 출발하는 아침이다
숙소는 딸이 벌써 예약해 두었다
일주일 동안 편히 쉬며 다녀오시라고 ㅡ
며느리는 어젯밤 전화를 해왔다
아버지, 어머니! 여행 잘 다녀오시고요
그곳 맛집에 가셔서 맛있는 것 사 드시면서 다니시라 쬐끔 넣었어요
그런데 약속을 하셔야 해요
맛있는 것 드시면서 인증사진 꼭 보내셔야 돼요ㅡㅡ란다
행여 맛있는 음식 사 먹지 않을까 봐 인증을 꼭 해야 한다는 이쁜 며느리가 고맙고 애써 바닷가 숙소를 잡아놓은 딸이 고맙다
좀 긴 여행 떠날 때마다 옷가지를 챙긴다
날씨가 흐리다니 또 비가 올 수도 있다는 예보에 넣었던 옷을 넣었다 꺼냈다를 하는 스스로에게 챙겨가도 결국 그대로 가져올 것을 뭐 하러 챙기느냐면 핀잔을 한다
펜션에 머무를 예정이니 일주일 분의 먹거리를 대충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행을 즐기는 우리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기에 ㅡ
이른 아침 추적대는 빗소리에 잠을 깨니 걱정? 아니 비가 오다가도 여행 일정 시작되면 해님이 웃어 주는데 오늘은?
그래서 출발을 늦추며 아침도 먹고 들고나갈 반찬들을 냉온 가방에 넣어 현관 앞에 가져다 두고 우린 느긋하게 한잔의 커피를 즐긴다
ㅡ비님 오시는데 일찍 나설 이유가 없지?
ㅡ출근시간이면 미안하니 일찍이 아니면
늦게 길 위에 있어야 하지 않겠어?
ㅡ비가 오니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자고
어차피 오후 3시 이후에 숙소에 갈 테니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일정을 얘기한다
ㅡ그런데 여보! 이상하네
비가 와서 걱정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아니라 가슴이 설레요 ㅡ라고 하자
짝꿍도 웃으며 정말 그렇다고 맞장구친다
여행일정에 비님 오시는 날은 처음이라 우산도 챙기고 장화도 이미 차에 모셔두고 ㅡ
어쩌면 울산의 비 오는 날의 운치를 생각하며
셔터 안에 들어올 풍경이 분위기 있을 거라는 기대가 차오르는 것 같다
자! 이제 출발을 준비해야겠다
옷을 갈아입고 모자도 눌러쓰고 현관 앞에 기다리는 가방들을 들고 현관을 열고 나가
울산을 향해 출발!ㅡ을 외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