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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씩씩한 종윤아빠 Dec 26. 2017

5.사람의 역할은 몸이 규정한다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완장효과

5. 사람을 만드는 것은 역할과 권위다.


강의를 다니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하십니다.

'우리 동네(조직)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요'

'다들 구경만 하고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어요'


일할 사람은 어떻게 만들거나 찾을수 있을까요?


대부분 교육을 통해 찾으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활동가 교육, 리더 교육, 코디네이터 교육, 디자이너 교육,,,,,

하지만 이런 교육의 결과는 대부분 생각보다 신통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으로 해결될 것이라면 사실 큰 고민거리도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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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마을(단체 내부의) 프로그램에 외부 강사를 가능하면 쓰지 마십시요.'

'조금 더 잘 하는 사람이 조금 덜 잘 하는 사람에게 가르키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사업방식입니다.'


외부 강사를 이용하면 비록 퀄리티가 높고 결과물이 예쁠지 몰라도, 그것은 앞서서 이야기 했던( https://brunch.co.kr/@se7376/22) 우리가 커뮤니티비즈니스를 하는 목적과는 다릅니다.

그런 것은 공공의 평생학습 교육이나 시장의 사설학원에서도 충분히 접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현명한 소비자에서 생산적 소비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의 강사는 커뮤니티 내부에서 찾아야 합니다. (물론 사정에 따라 외부 강사를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가능한한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일이 되어야 합니다.)

베이커리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한 번 빵을 구워 본 엄마가 한 번도 빵을 안 구워본 엄마에게 가르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한 번 구워본 엄마는 다음 수업을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거나 따로 배워 올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되면 이 분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분이 되는 겁니다. 이제는 빵을 굽는 일을 넘어 다른 일에서도 주도적으로 하는데 꺼리낌을 가지지 않으실겁니다.

여러분 주의에는 무수히 많은 능력자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표현하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자꾸 만나서 이야기 하고 술도 마시고 하다보면 조금씩 이야기가 나올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써 먹어줘야 합니다.

어쩌면 은근쓸쩍 흘린 이야기로 자기를 써 달라고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아서 나서길 기다리지 말고 때로는 등 떠밀며 자리를 펴 주세요! 


우리에게는 경험이 없을뿐입니다.

내가 주도적으로 해본.....

이제까지의 삶 속에서 수동적인 소비자로만 살아왔기에 직접 주도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을뿐이지 그 역할이 주어지고 그 경험을 얻는 순간 사람의 역할은 만들어집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고 합니다.



인간은 몸으로 기억할 뿐만 아니라 몸으로 생각도 한다. 이런 몸에 의한 생각을 가리켜 ‘신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고 한다. 이 가설의 핵심 주장은 삶의 의미는 몸을 지닌 생명체가 그 몸을 사용하여 다양한 역동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그 행위 자체에서 나온다는 것, 즉 사람의 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감정과 생각이 달라지고 그 역도 성립한다는 것이다.

                                                                                강준만 - 재미있는 영어인문학이야기 중에서



컬럼비아 대학의 애덤 갈린스키 교수는 의복이 사람의 행동에 비치는 영향을 확인할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참가자 모두에게 흰 가운을 준 그는 실험군에게는 의사 가운이라 설명하고 대조군에는 화가가 입는 가운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사 가운이라고 들은 참가자는 “주의집중”과 관련된 다양한 인지 작업을 더 잘 수행하며 의료시술 수행에서 필요한 날카로운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이 옷이 우리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복식효과(enclothed cognition) 라고 부릅니다.


체화된 인지론이든 복식효과론이든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뇌의 분석 판단만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과 몸 전체의 인지에 의해서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의 가장 쉬운 예로 멀쩡한 사람이 예비군복만 입으면 껄렁해지는 것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완장효과라는 것을 우리는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완장은 소극적인 사람을 적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장점을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완장이 문제라면 많은 완장을 만들면 어떨까요?

빵굽는 완장, 기타 잘 치는 완장, 그림 잘 그리는 완장, 장 잘 담그는 완장, 서류 정리 잘 하는 완장, 운전 잘 하는 완장, 글씨 잘 쓰는 완장, 컴퓨터 잘 하는 완장,,,,,,, 수 없이 많이 만들어 간다면,,,,,,


사람을 만드는 것은 역할과 권위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과 권위는 자기가 아니라 관계망 속에서 만들어지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 보십시요.

우리가 그런 노력을 해 왔는지.

우리가 스스로를 세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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