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사람이 먼저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은 매우 전투적인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정한 가치의 실현이나 목표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우면서도 불안합니다.
마을공동체 관련 사업을 주민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마을의 발전, 마을의 수익, 마을의 공익등에 열변을 토하시는 어르신을 뵐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는 정반대의 분들도 계십니다.
------------
앞서 생협매장의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 있어 내부 구성원마다 생협을 이용하는 이유도 다릅니다.
친환경에 대한 기준도 다릅니다.
아주 엄격한 잣대를 가지는 분도 있고
친환경과 건강함은 다르다는 기준을 가지는 분도 계십니다.
때로는 친환경보다는그곳을 통해 만나는 사람이 좋아 이용하시는 분도 계실수 있습니다.
-------------------------------------
-------------------------------------
지역의 관계망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의 경우 확장의 제일 큰 걸림돌로 높은 장벽을 이야기 합니다.
쉽게 사람이 들어오고 활동하기에는 진입의 벽이 높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들 위주로 확장을 하다 어느정도 선에서 정체를 맞으면 이 부분을 고민합니다.
우리에겐 어떤 벽이 있을까요?
두 가지면에서 바라볼수 있습니다.
시작하는 집단의 가치와
시작하는 집단의 소통방식(관계방식)의 유연성
(두번째 부분은 커뮤니티비즈니스 조직의 갈등 부분에서 상세히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친환경 먹거리,
공동육아,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이런 것들이 일반적인 주민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그리 친근한 용어들은 아닐겁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인다 해서 익숙하지 않음에 따른 어색함까지 무시 할 수는 없습니다.
마케팅에서 흔히 사용되는 심리학적 용어가 있습니다.
foot-in-the-door
아주 쉬운 부탁은 거절하기 쉽지 않으니 아주 작은 부탁부터 시작해서 어려운 부탁으로 옮겨나가면 부탁을 저버리기 어렵다 것입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foot-in-the-door technique)
우선 거부당할 가능성이 낮은 작은 것부터 요구한 뒤, 그것을 수용하면 이후 점점 더 큰 것을 요구하는 기법. 작은 것을 수용하면서 상대방은 "그런 요청에 대해 들어주는 친절한 사람" 이라는 자기지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나중에 정말 중요한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이 일관된 자기지각을 깨기가 어렵기 때문에 거부하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누군가로 하여금 무엇을 사게 하거나 무엇에 참여시키고자 한다면,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선 특정 대선후보를 응원하는 배지를 달도록 요청한 후 이를 승낙하면 선거유세 현장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등...
나무 위키에서 ...
https://namu.wiki/w/%EB%8F%99%EC%A1%B0%EC%99%80%20%EB%B3%B5%EC%A2%85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기 보다는 가치를 생산하는 공간입니다.
가치를 내세우기 보다 일상에서의 공감으로 문을 조금 낮추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결과에서 더 성과가 있지 않을까요?
건강한 식료품의 첫번째는 건강한 쌀입니다.
하지만 다른 품목보다 친환경유기농 쌀의 매출을 늘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마을의 생협매장에 도정기를 설치했습니다.
10kg,20kg 씩 판매하던 쌀을 나락을 구해와서 1kg단위로 도정을 합니다.
(아무리 대식구라도 2kg이상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자주 오시라고.....)
원하는 분도로 원할 때마다 도정을 할 수 있습니다.
도정을 신청하며
도정이 되기를 기다리며
우리는 쌀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친환경 쌀이 맛있는가에 대해서는 몰라도 갓 도정한 쌀이 맛있다는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10kg 비닐에 포장된 쌀보다
눈 앞에서 도정되어 나오는 쌀이 더 소비자의 눈에는 가깝게 다가옵니다.
가깝게 다가오는 만큼 우리의 관계망도 더 가까와집니다.
생협매장과 마을카페를 합쳐 생협카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10여개 이상의 동아리 프로그램을 운영중입니다.
동양화, 서양화, 기타(초급반,중급반,고급반,청소년반), 베이커리, 요리, 공예등등
단순히 물건을 사러오는 공간에 카페 공간으로 바뀌니 사람이 머뭅니다.
생협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동네에서 편하게 취미 생활을 함께 하기 위해 찾아오는 마을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그저 자기가 필요한 물건만 사갈때보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주저 앉다 보면 주섬주섬 물건을 더 사게 됩니다.
매니져랑, 동네 사람들이랑 하닐없이 이야기가 길어지기도 합니다.
동아리, 취미 활동을 하다보니 어느새 물건 구매도 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자연스레 마을에 대해 귀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가치를 강조하지 않아도
구지 교육을 강조하지 않아도
일상에서의 만남과
일상에서의 공감은
우리의 관계망을 넓혀갑니다.
누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교육하고 조직화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며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큽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서 한 걸음씩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효율과 속도가 아닌
합의와 함께가기를 지향하는커뮤니티비즈니스의 관계방식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합니다.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공감해가는 것을 동조(conformity) 혹은 응종(Compliance)이라고 합니다.
동조는 직접적인 요구가 없이도 스스로 집단의 분위기에 맞춰 자신을 동기화 시키는 것이고
응종은 직간접적인 크고 작은 부탁을 통해 판단을 수정해 나가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사실 이 두가지를 조금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관계망의 확장 측면에서 혹은 커뮤니티비즈니스의 마케팅 측면에서 어떻게 상호활동을 하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