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 : 우리는 나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 않는가?
멸사봉공(滅私奉公) : 개인을 희생하여 공공의 일에 봉사해야 한다.
활사개공(活私開公) : 개인을 살려서 공공의 이익을 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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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멸사봉공이라는 단어에 주제로 적었던 글을 다시 꺼내어 보았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개인의 자유나 공익과 사익,,,,, 뭐 이런 문제에서 이야기를 했다면 지금에서 바라본 멸사봉공의 이데올로기는 마을사업에 있어 '마을과 나', '국가와 마을', '관과 주민'의 관점에서 조금은 다른 결로 읽혀집니다.
지난 세월 우리의 지배적 가치관은 멸사봉공에 가까왔습니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혹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시되었고 개인의 성장과 복지는 무시되기 일수였습니다.
지금은 나누어 줄 것이 부족하지만 파이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몫(분배)도 늘어날 것이라는 경제적 지배 가치관,
분단국가로써의 존립과 국제정세속에서의 생존이라는 이유로 중앙정부로 권력집중이 당연시된 정치적 지배 가치관,
계층이동이 막힌 사회적 경직성을 개인의 노력부재로 내모는 사회적 지배 가치관,
한국사회를 이끌어 왔던 가치관들은 이러한 멸사봉공에서 출발해 왔고 민주화 이후 아주 조금씩 개인을 돌아보며 세상의 시선이 변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의 문제로 단정 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사회에서도 속도와 결과를 중요시 여기어 왔고 여기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야기 하는 사회적경제, 커뮤니티비즈니스 역시 이러한 점에서 다시 바바보어야 합니다.
우리의 사회적경제는 멸사봉공인가 활사개공인가?
물론 이 쯤에서 정답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당연히 활사개공이 정답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 할까요?
개개인을 기다려주고 있을까요?
개인의 욕구나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고 있을까요?
활사개공은 가치관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다른면에서 보면 우리 삶의 방식의 문제입니다.
협동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과 협동을 실천하는 것은 다릅니다.
인식하는 것은 머리이지만 실천하는 것은 몸입니다.
가치를 인식하는 것은 머리이지만 가치를 실행하는 것은 몸입니다.
개인의 수요를 공공의 수요로
개인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얼마전 분임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조마다 마을활동에서 가장 중요ㅕ한 키워드를 몇개 선정하는 기회가 있습니다.
신뢰, 행복등등의 다양한 키워드중 하나는 '기다림'이었습니다.
'기다림'을 키워드로 다들 동의한다는 말은 결국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기다림이라는 뜻일겁니다.
개인의 이익을 무시하는 경우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실현될 기다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개인의 수요을 무시하기보다는
개인의 수요를 모아내는 과정을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속도와 효율, 경쟁, 목표,,,,,,, 이런 것들은 우리를 항시 긴장하게 만듭니다.
이런 것들은 활사개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이를 개개인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됩니다.
이는 공동체 혹은 관계망에서 함께 합의하고 풀어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느리다는 것에 겁을 낼 필요도 두려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느리게 가더라도 개인개인을 서로 보듬어 함께 가야하기에 '활사개공' 을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