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이

by 이세벽

걸음은 멈출 수 있는데


길 잘못 들어서면

발길 돌리면 되는데


막다른 길이어도

돌아 나오면 되는데


마음은 바꾸면 되는데


경우에 따라

마음 고쳐먹어도 되고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해봐도 되고


지치면 마음 비워도 되고

또 채워도 되는데


그러나 바꾸지도

돌이킬 수도

채우고 비울 수도 없는




처음엔 그토록

정성스럽게

나를 기르더니


언제부턴가

가차 없이

생의 벼랑으로

내모는



이제 연륜도 있겠다

한 번쯤 쉬어갈 법도 하고

뒤로 물러설 줄도 알 법 한데


여전히

직진밖에 모르는

고 집 불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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