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첫 상하이 16
일행들에게 공공연하게 밝힌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상하이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에 하나가 애플스토어였다.
아시아권에는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에 애플스토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공식 애플스토어가 없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1990년대 초에는 엘렉스라는 국내 기업이 애플의 맥킨토시 컴퓨터를 판매 대행했고, 지금은 프리스비나 컨시어지 등 다양한 유통점들이 뒤를 잇고 있다.
이런 희소성 때문인지 그동안 여행하면서 애플스토어가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일정에 끼워 넣었다.
애플스토어의 인테리어는 대부분 비슷비슷하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본점이라 할 수 있는 뉴욕 센트럴파크 지점과,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의 코벤트 가든 점(지금은 두바이가 가장 크다지만), 그리고 바로 상하이 애플스토어다.
해외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낯선 여행지에서 맥도널드를 만나면 왠지 모를 친숙함에 반가움을 느끼곤 했는데, 방문해서 딱히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스토어는 역시 피해갈 수 없는 묘한 매력을 느낀다. 여행 중에 애플스토어를 만난다면 한번 들러보시길...
▲ 일본 긴자 애플스토어(좌),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우)
푸동신구 로터리의 육교는 로터리 가장자리를 따라 둥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육교를 빙그르르 돌고 나면 피곤해질 정도로 꽤 넓은 편이지만, 육교 위에서 푸동의 주요한 건물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모든 길이 통한다는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처럼 푸동의 어느 곳이 건 향할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육교를 중심으로 동방명주의 대각선 반대쪽에 국제금융센터(IFC) 건물이 있는데, 그 아래 우리의 목적지인 애플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보니 푸동의 랜드마크답게 애플스토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때문인지 그 흐름이 마치 세면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 처럼 느껴졌다.
발걸음이 모여 사과 로고 아래로 사라져 간다. 우리도 자발적으로 그 흐름에 동참했다. 원통형 유리관으로 들어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간다.
특별한 것이 딱히 없는 애플사의 사과 로고, 하지만 은근한 설렘을 준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영점이라 그런 걸까?
유리 원통 아래서 보니 기하학 적인 느낌이 매력적이다. 다른 전자기기업체 직영점에서 느끼기 어려운 브랜드의 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애플스토어와 외부로 통하는 길은 이 계단이 유일한데 이것은 애플의 정책과 닮은 느낌이다.
IFC 건물과 연결된 통로를 만들면 고객의 입출입이 훨씬 자유로울 텐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 계단만을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나와서 “애플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라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애플스토어의 내부는 널찍하고 천장도 높아서 쾌적하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애플 직원들의 빨간색 유니폼이었다.
마치 애플의 메인 컬러가 빨간색이었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다. 아마도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연말을 맞이한 시즌 전략일지도...
상하이 애플스토어, 느낀 점
최근, 애플은 이전만큼의 혁신도 없고 그만큼 오오라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대중화되고 보편화되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애플스토어를 둘러보면서 확인한 사실! 상하이의 물가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 애플 제품의 한국 가격보다 비싸다. 그러니 상하이에서는 애플 제품을 사지 말 것을 권한다.
https://brunch.co.kr/magazine/shang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