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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May 10. 2020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데이트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10년 넘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한 한 유저의 넋두리


 어느덧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메인 디바이스로 사용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훨씬 지났습니다. 처음에 구매하고 사용할 당시에는 윈도우 모바일에서는 쉽게는 사용할 수 없었던 카카오톡을 마켓에서 바로 다운로드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마켓을 통해서 너무나도 편하게 앱을 구할 수 있다는 점 하나로 정말 만족해서 사용했었습니다.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UX적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이를 메꾸기 위해 커스텀 펌웨어(커스텀롬)를 사용하기도 했었으며, 페이 서비스가 대중화된 갤럭시 S6 시점부터는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보니까 별 다른 커스터마이징 없이 꾸준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여러 가지 형태로 사용하면서 여러모로 만족하며 잘 사용하고 있는데.. 매 번 주기적으로 구매 후 2년 즈음되는 시점마다 빠짐없이 돌아오는 불만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 관련 정책입니다.





4~6회 OS 업데이트 제공하는 애플.
반면, 대다수 2~3번에 그치는 안드로이드.


Samsung Galaxy S Major Update
Apple iPhone Major Update


 대다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OS 버전이 올라가는 메이저 업데이트는 2회, 보안 패치는 3회 제공받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업데이트 제공한 현황을 비교해보게 되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가 안정화된 이후로는 몇 년 동안 꾸준하게 2회만 제공하고, 애플은 일부 단말기를 제외하고는 4회 업데이트를 제공합니다. 여러모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말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으며, 플래그십 그리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입장에서는 더더욱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최근 출시되고 있는 플래그십이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은 약 100만 원이 넘습니다. 소비자의 경제적 여력에 따라서 조금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일반적인 직장인 기준에서는 보통 100만 원 이상의 소비는 다소 부담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부담을 감수하고 구매한 물건이 2~3년밖에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느껴질까요?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2~3회 밖에 업데이트가 제공되지 않을까요? 이는 조금 오래전 과거에 정해진 안드로이드 OS 정책을 보게 되면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봄,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해서 출시 후 18개월 이내 나온 최신 버전 OS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업데이트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 정책을 바탕으로 제조사는 공지사항을 통해 출시 후 2회 업데이트 제공하는 것으로 확립되거나, 처음부터 별도의 공지 없이 꾸준하게 2회 업데이트만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구글 서포트(Google Support)에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 정책에 대해서 문의를 해보면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OS updates depends on the manufacturer not just Google.
Every manufacturers decided how long they will promise OS updates and security patch updates on each device.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의 OS 업데이트 및 보안 패치는 각 제조사가 정해둔 기간에 따른다고 말이지요. 즉, 제조사의 방침에 따라서 업데이트 기간이 정해졌다는 것인데, 제조사에서는 왜 지금의 업데이트 기준을 정한 것일까요?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보게 되면 수익성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수익을 얻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얻는 마진을 통해서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소비자가 더 빠르고, 더 많이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교체할 경우 제조사 입자에서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의 제1 목표가 바로 수익 창출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제조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존 단말기는 최소한의 사후지원을 제공해주어서 빠르게 교체하도록 하고,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신규 제품 개발에 조금 더 비중을 많이 둘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언제나 비용을 지불한 만큼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를 원하며, 지불한 비용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가차 없이 등을 돌립니다. 고로, 오랜 기간 동안 제품을 구매해줄 충성스러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사후지원과 이익의 마지노선을 정해야 되고, 그것이 지금 현시점의 업데이트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장을 고려해보게 되면 현재의 업데이트 정책은 바뀔 필요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데이트 정책


 Apple as a service.


 2019년 3월, 애플은 키노트에서 앞으로의 애플은 서비스 기업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듯이 다양한 서비스를 키노트에서 공개 및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하드웨어 공개는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폰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키노트 없이 조용히 홈페이지에 공개만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이 혁신을 외치며 성장해온 스마트폰 시장은 어느덧 성숙기에 무르익었고, 점점 하드웨어 판매 수익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하드웨어 위에서 운용되는 서비스 플랫폼과 IoT 장치들과의 연계를 통해 얻는 이익이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장을 이끌어나갈 서비스들은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까지 포함하여 보다 많은 하드웨어에서 돌아갈수록 더 큰 수익 창출이 이루어질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꾸준하게 자사 서비스 플랫폼과 하드웨어를 같이 소비할 충성스러운 고객 확보가 많이 되면 많이 될수록 이익의 크기는 더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즉, 앞으로의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자사 하드웨어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확충해 나아가야 되고, 보다 많은 하드웨어에서 큰 문제없이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4~5회 이상되는 장기간의 OS 업데이트 및 보안패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최소한 플래그십 그리고 프리미엄 제품 만이라도 말이지요.





충분히 장기간 OS 업데이트가 가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만약, 정책이 변경되어서 OS 업데이트 기간이 늘어난다고 한다면, 한 가지 의문점이 들 수 있습니다. 바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문제없이 지원 가능한가?”입니다. 실제로 많은 제조사들이 저장소 또는 가용 메모리 부족, AP 성능 미달 등 하드웨어 성능 자체를 원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Galaxy S 밸류팩 업데이트
Galaxy S9 / Note 9 빅스비 루틴 제외 업데이트 안내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S가 캐시 파티션이 OS 요구 조건보다 부족하고, 가용 메모리가 부족해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못하고, 차후 밸류팩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으며, 갤럭시 S9 / Note 9 은 저장소 공간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기능 중 하나인 빅스비 루틴이 생략된 상태로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LG전자에서는 옵티머스 LTE 2를 비롯하여 6~7개 정도 되는 단말기가 메모리 부족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모로 사례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는 하드웨어 성능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로 보입니다. 10MB도 아까워서 어떻게든 최대한의 가용 공간을 활용했던 안드로이드 초기, 커스텀 펌웨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서 말이지요.



통신사 앱 삭제하는 것만으로도 성능 향상이 있었던 모토로이..


 SKT를 통해 출시된 모토로이를 비롯하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국내에 첫 모습을 선보이고 출시되던 시절,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규혁롬 등 다양한 커스텀 펌웨어를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스마트폰의 제조사 순정 펌웨어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데 있어서 전혀 불필요하거나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통신사 서비스 앱이 많이 내장되어서 저장공간 및 메모리를 많이 사용해서 성능 저하를 발생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저 개발자들은 이러한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불필요한 앱을 제거, 굳이 시스템 파티션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데이터 파티션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성능 저하를 발생시키는 요인을 해결하여 더 나은 사용성을 확보한 커스텀 펌웨어를 만들어서 배포했습니다.


 요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현시점에서 저장소 공간 부족이나 가용 메모리 부족으로 업데이트가 불가능하거나 힘든 경우에 대해서 충분히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사용성이 낮고 큰 니즈가 없는 등 굳이 제공해주지 않아도 무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용자가 별도로 다운로드하여서 기능을 추가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으로 말이지요. 나아가서는 굳이 스마트폰에 모든 기능을 처음부터 제공할 필요 없이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해서 저장소나 메모리 부족 등에 대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 이외에도 모든 기능을 굳이 한 번에 다 제공해야 된다면, 구글이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픽셀에 도입한 다이내믹 파티션을 도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이내믹 파티션은 각 파티션이 실제 필요로 하고 있는 공간만큼 저장소 공간이 할당되며, 이외 나머지에 대해서는 데이터 파티션으로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각 파티션의 공간이 늘고 줄어들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이에 맞추어서 유동적으로 조절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사항은 AP 성능 문제인데.. 확실히 저성능 AP를 사용하고 있는 보급형 단말기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적어도 고성능 AP를 사용하고 있는 하이엔드 이상의 제품은 충분히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플래그십이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같은 경우 안드로이드 OS가 기본 권장사양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 대비 훨씬 더 성능이 좋은 고성능 AP를 사용하고, 몇 배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하는 등 상향 평준화가 많이 이루어진 상황입니다. 단순 벤치마크 성능 비교 바탕으로 살펴보아도 3~4년 정도 시간이 흘러야 미드레인지 ~ 보급형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신형 칩셋과 성능이 엇비슷해지거나 조금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다소 증거로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커스텀 유저 레벨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AOSPA, Lineage OS, Omni ROM 등 다양한 커스텀 롬들을 살펴보면, 이들 모두 오래된 단말기에도 최신 OS를 제공하고 있으며, 초기에 다소 불안정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돌아갑니다. 하물며 지금 출시된 지 10년 넘은 갤럭시 S2에 최신 OS인 안드로이드 10이 부팅되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고로, 보급형 스마트폰에 있어서는 하드웨어 성능상의 문제로 힘들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 플래그십 그리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충분히 3~4년 이상의 OS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불가능한 사유로 이야기되는 여러 사항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나은 업데이트를 제공해주길 바라며..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로 혁신을 외치면 성정해온 지금까지의 스마트폰 시장과, 성숙해지고 하나 둘 결실의 열매를 맺기 시작한 앞으로의 스마트폰 시장은 완전히 모습이 다를 것입니다. 그동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제품을 소비하며 새로운 기술을 체험했었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여러 콘텐츠를 소모하며 오랜 기간 동안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하드웨어로 꾸준하게 사용 형태가 바뀌어나갈 것입니다. 수많은 시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고로, 앞으로의 스마트폰, 나아가서 모든 테크 하드웨어가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업데이트 정책과 사후지원 정책이 운영되기를 바라며, 이상 글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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