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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Apr 24. 2024

그저 되는 것은 없다.(1)

내가 아침형 인간이라니.

5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가 부지런해서는 절대 아닌 거 같다.


시골마을의 동트기 전  새벽햇살 다르다.

날씨가 더위지면 살짝 열어둔 창으로 윗집 닭울음소리까지 쌍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10년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침형 인간의 일상다.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다시 이불을 끄집어 올려 잠시라도 더 자야지 하다 보면 5시 반

아침 묵상이 업로드다.

그러다 보면 문이 열리면서 남편의 "배고파"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아침은 늦잠을 늘어지게 잤다.

며칠 아닌척했지만 고민이었던 일들을 꿈속에서 속 시원히 해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라면 먹기'에 진심이다 못해 집착인 남편이 코 골며 자는 마누라님 배려하는 척 얼큰하게 한 그릇 들이키고 출근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열 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도대체 몇 시간을 잔 건지.


어제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는 하루였나 보다.

오전에는 '학. 폭예방집단상담' 수업을 다녀왔다.

마이크도 없이 두 시간 열강이다. 이놈의 성격.


아침을 먹으며 선산장으로 가지모종 한 포기를 사러 가기로 남편과 약속을 했었다.

남편이 쥐어주는 2만 원 때문에 귀차니즘을 뒤로하고 따라나섰다.


어묵 몇 개씩 먹고. 장에 가는 날이면 남편이 꼬박꼬박 사다 주는 국화빵 한 봉지 사고, 지금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쑥떡도 한 봉지 샀다. 군밤 한 봉지, 김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2만 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현찰 쥐고 있는 남편의 이름은 쉴 틈 없이 불려진다.

선산장으로 30분이 넘게 달려온 목적인 가지모종은 마지막으로 구입을 했다. 3 포기에 2,000원이란다. 한 포기만 있으면 되는데.

혹시 죽으면 어쩌냐는 주인장 설득에 사 온 세 포기는 심을 곳이 없어 이곳저곳으로 이산가족 만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주에 방문할 일이 또  생겼다.

어휴!

커피 사 준다는 남편의 설득에 그대로 다시 차에 실려 경주까지 다녀왔다.


간신히 장에서 사 온 족발 뜯다 말고 잠시 쉬려고 침대에 누운 것이 이 시간까지 신세를 진 거다.

허리에도 어깨에도 감각이 없다.

에구, 왜 이리 날씨까지 궂은 거야.

쑤셔대는 삭신을 끌고 마당으로 나왔다.


아! 그런데 왜 하필 거름 담아둔 구르마가 보일까?

망설임이 없다.

난 여전히 잠옷차림인데. 다행히 실크드레스 같은 잠옷은 아니다.

어젯밤에 입고 잔 시장표 실내복원피스다.


달덜덜덜.

삽자루하나 걸쳐주고 밀고 가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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