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에 버린다고? 이러지 마요!

감사편지 마흔 번째. 몰라서 그런 거죠?

by 바다의별

"얘들아!

휴게소에 있는 쓰레기통에, 여행 중 사용한 쓰레기를 버리면 되나요?"


'네~~'


우렁차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을 합니다.

잠시 입을 헤 벌리고 손가락 몇 개로 입을 가립니다. 눈은 아마 동그랬을 거 같습니다.

저의 난해한 표정에 아이들의 표정도 '뭐가 잘못되었나? 하는 듯합니다.



서울에서 행사가 있어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MBTI 성격유형. 정의로운 사회 사업가 enfj ]인 제가 폭발을 해 버렸습니다.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차라리 제가 집에 가져가겠습니다


잠자다 일어난 누군가는


"왜 그러셔요?"


누군가는 '웬 돌아이?' 다양한 표정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들어오는 바람에 못 이겨 터져 버린 풍선 같은 저의 감정상태입니다.


마지막에 들린 휴게소에 내리기 전 운전기사분이 마이크를 들고 친절한 목소리로 공지를 했습니다.


차에 있는 쓰레기. 휴게소에 다 버리고 오세요!



45인승 관광버스엔 먹을거리가 쉼 없이 제공되었습니다. 김밥, 찰밥, 과일, 떡, 물, 뭐 등등 차속에서만 10시간 가까이 있었으니 수시로 버렸다 치더라도 많은 양의 쓰레기입니다.

늦은 밤 휴게소에는 엄청난 관광버스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당황한 운전기사분이 얼른 운전석에 앉았지만, 화장실이 급한 분들은 제 말이 들리기 전 까만 쓰레기 봉지들을 들고 급한 발걸음을 옮겼겠지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옵니다.


. 그래도 우리의 신분은...

. 그래도 우리가 다녀오는 길은...

. 개인적 쓰레기봉투 챙겨 오라고 그리 강조하던 운영진의 목소리는?


그 날밤은 하얗게 창문이 밝아 올 때까지 밀려오는 다양한 감정들로 도저히 잠들지 못했습니다.


'잘한 거야. 내가 미쳤지. 뒷감당은?. 나 분노조절 장애인가?.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었어. 왜 네가 해?'



몸살 날까 미리 챙겨 먹은 과용량 비타민 탓인지, 홍삼 탓인지, 그래도 수업이 진행될 정도의 피곤함을 가지고 예정된 00 초등학교 5학년 2반 [학교폭력 예방 집단상담] 수업을 하러 갔습니다

하필 수업내용이 자기표현법입니다.

표정관리 된 '자기주장법'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래도 아이들의


"안 돼요"


라는 답을 들으며 위로받고자 했던 저의 마음은 허공에서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우리 친구들 절대 그러면 안 돼요! 본인 쓰레기는 본인이 가져가야 해요!! 혹 부모님이 그러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ㅇㅇ님!


어찌할 바를 모를 저의 감정을 남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을 때, 집 현관문을 열기 전 생각나는 분이시라는 건 확실해요.


이 글을 적으면서 오래전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나요.


'꿈을 찾는 여행'을 떠날 때였어요.

비행기가 착륙 전 인솔 중이던 리더님께서 그러셨지요.


"얘들아! 담요 챙겨. 이 담요 품질 좋아서 여행 다닐 때 딱이야?"


저의 눈이 또 휘둥그레졌겠지만 그때는 아무 말을 못 했어요.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나서 제가 일기처럼 글을 남긴 걸 보면 제 맘이 많이 불편했나 봅니다.


아마 그것이 불법이란 걸, 절도가 된다는 걸 모르셨을 거예요. 그러니 자신감 넘치게 말씀하셨겠지요.

그 당시엔 담요 품질도 최고였다고 하죠.


그러나 저의 마음엔 목사님의 말씀이기에 우리 청소년들은 다음에도 담요는 챙겨야 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맘을 기록해 놓았더군요.


ㅇㅇ님.


저의 기준이 정답이 아닌 걸 압니다.

그래도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 10월 29일 김 00 권사드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