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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Nov 14. 2024

이유 없이 받은 꽃다발.

이유 없이 주고 싶어!

별아!


오늘은 무얼 했니?

지난주 토요일엔 할머니랑 목욕탕엘 다녀왔잖아.

할머니머리를 샴푸거품으로 덮어버리곤 조그마한 열손가락으로 비벼주었어.

샤워기로 헹구어도 헹구어도 거품이 나왔지만 별이의 무어라 말하기 힘든 손길은 지금도 느껴진단다.

이유 없이 먹어주어야 하는 바나나킥이 토핑 된 바나나셰이크 한잔에 기분이 좋아진 별이가 예수님 이야기를 신나게 했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었는데 옆에 있는 친구랑 반짝이는 하늘나라로 슈웅 올라갔데요"


아무런 조건 없이 바나나셰이크를 사준 할머니에게 별이가 전해주는 감사의 메시지인 거 맞지?

역시 별이는 할머니가 무얼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아.




별아!

며칠 전 할머니가 이유 없는 꽃다발을 받았어.

분홍빛 장미꽃과 연분홍색 거베라에 이름 모르는 꽃이 어우러진 참 멋스러운 꽃다발이었.

꽃을 오래도록 볼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제도 잘 챙겨진 비닐바구니에 담겨 있었단다.


아마 이른 아침에 준비를 해서 온 거 같아.

그냥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

별이가 토핑 된 바나나킥을 집어 먹으면서 예수님 이야기가 술술 나온 것처럼 할머니의 기분도 달콤했지.


그 꽃다발은 어떻게 했을까?

다른 모임에서 그 꽃다발을 풀어 나누어 가졌어.

이유 없이 받았으니 이유 없이 나눈 거지.

덕분에 그곳에 있던 모든 분들이 행복했단다.


별아!

우리 합창단이 이런 거 같아.

어느 곳, 어느 장소일지라도 공연할 준비가 되어있지.

우리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최선을 다하여 연습을 하고, 최고의 모습으로 공연의 자리에 서는 게 우리들이야.


곧 있을 성탄절 점등식을 위하여 캐럴송을 준비하고 있잖아.

조금 어려웠던 알토파트는 정규 연습시간 전에 따로 시간을 내서 파트연습을 하더라고.

열정들이 대단하지 않아?

연습한 효과가 있었는지 정규연습시간에 확 표 나게 잘하더라고.


별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건, 거창하게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음 되는 거 같아.

우리가 부르는 캐럴송을 통해 이유 없는 주님의 사랑이 누군가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단다.


별아!

오늘은 언니 오빠들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야.

할머니랑 같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 보자.


"언니 오빠들에게 평안한 마음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별아!

다음 주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쉿! 아직은 비이야.



■ 사진:  피아노 반주자(이주향집사님)

찬양제가 있던 날.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반주자님의 입장에 함성이 터져 나왔던 일이 있었죠.



이유없이 받은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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