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석 Oct 10. 2017

박내자 교수

당신들의 대한민국 

<동네 카페에서 반자본의 커피를 내리다>

* 나머지 유명인사들은 책에서 직접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Director's cut (책에 실리지 못한 내용) No.1 


박내자(朴內者) 교수, ‘당신들의 대한민국’

          

러시아인으로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내자 교수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라 불립니다. 그 평가는 맞지만, 그는 더 이상 외국인이 아닙니다. 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입니다. 울타리 밖에서 안으로 들어와 온전히 안사람(內者)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바깥사람처럼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 부르는 이유는, 외국인에 대한 대한민국의 배제 의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대니 지구촌 시대니 떠들기는 하지만, 한국인만큼 민족주의 의식이 강한 나라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민족주의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배제를 당연시하며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게 합니다. 울타리 안에 있는 우리들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안에 있으면서 바깥의 시각을 가진 박 교수는 우리보다 잘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한국인으로서,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언과 비판을 아끼지 않습니다.


사실상 국경이 사라진 지구촌 시대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서 이젠 우리도 혼혈 사회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외국인을 더 이상 이방인으로 보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를 따지지 말고 그냥 사람으로 대하는 게 올바른 태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구분 짓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문화 가족’이니 ‘외국인 근로자’니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냥 하나의 가족일 뿐인데, 부모 중 하나가 외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용어를 따로 만들어 구분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이미 차별입니다. 자녀는 그냥 한 학교의 학생일 뿐인데, 그를 굳이 ‘다문화 가족 학생’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말로는 차별을 없앤다고 하면서 이렇듯 특별한 용어를 만들어 부른다면 그건 말장난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진정성이 희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도 그냥 가족이고 근로자일 뿐입니다. 특별한 이름을 붙여 굳이 타자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박내자 교수 같은 사람에게 귀화 한국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가 TS Café를 좋아하는 이유는 커피가 맛있어서도 아니고 인테리어가 잘되어 있어서도 아닙니다. 카페의 직원들이 직급 없이 서로를 그냥 이름으로 호칭한다는 것, 대표자를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칭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의 마음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페 운영의 정신과 철학에 공감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참여자들과 가치를 공유하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가 늘 행하는 것이기에, 그의 책이 나올 때마다 카페에 기증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한 카페의 프로그램에도 기꺼운 마음으로 참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윤서열 검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