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
작년 우리 반 아이가 내게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라고 물었다. 마흔 셋이던 나는 "글쎄...꿈이라면, 우아하게 나이드는거?"라고 말하고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마흔 셋. 평균수명으로 따지면 이제 반쯤 인생의 길을 지나왔고, 이제 반쯤 인생의 길이 남아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질문처럼 나는 무언가 새로운 꿈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무얼 꿈꾸어야할까?
작가가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전업작가가 아니라 고등학교 국어교사를 하면서 글을 쓴다는 나름 궁핍한 삶을 염려하고 고려한 꿈이었다.
꿈처럼 나는 교사가 되었지만,
꿈처럼 작가가 되진 못했다.
그래도 내가 문학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닌지라 매년 시집 몇권을 사고, 매년 수십권의 책을 읽고, 매년 이상문학상 수상집과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구입해 정독한다.
시집은 내게 감성을 잃지 않게하고,
기타의 책들은 내게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이상문학상 수상작들은 새로운 시도의 작품들에게서 등돌리지 않는 힘을 주고,
젊은 작가상 수상작들은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시각을 낯설어하지 않게할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올해의 젊은작가상 수상작은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이다. 요즘처럼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속에서 듣기엔 견딜 수 없을것만 같은 힘겨움이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실은 불안하고 고요한, 그러면서도 꿈과 희망이 있는 젊음의 한낮에 대한 여러가지 느낌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구조조정의 한가운데서 힘들어하는 필용이다. 소설은 어색한 점심시간 홀로 걸어 종로의 맥도널드에 가서 버거를 먹으며 16년전 함께 공부하며 버거를 먹었던 양희를 떠올리며 전개된다. 양희는 함께하던 어느날 버거를 먹으며 뜬금없이 필용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얼떨떨해하며 아무 표현을 하지 않았던 필용은 매번 "오늘도 사랑하니?"라고 물었으며, 그녀는 내일은 어떨지 모르지만 "사랑하죠. 오늘도."라고 무심하게 말을 한다.
둘은 어찌어찌 헤어졌고, 16년후 맥도널드에서 버거를 먹던 필용은 '나무는 ㅋㅋㅋ하고 웃지 않는다.'라는 연극 현수막을 보게되고, 그 말을 했던 양희를 떠올리고 연극을 보러가게된다. 그리고 둘은 침묵속에 재회한다.
그러나 그래서 뭐?는 없다.
소설이 주는 담담함에 이끌려가다보니 어느새 뚝 소설이 끝나있을 뿐이다.
그런데 계속 여운이 남는 말이 있다.
"사랑하죠, 오늘도."
내일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