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짜리 동전과 마스크팩

워킹맘의 저녁수영일기4

by 세봉보르

수영은 생각보다 준비물이 매우 간단한 운동이다. 수영복, 수경, 수모. 땡! 탈의를 하고 샤워를 하는 일련의 복잡한 과정이 있어 장벽이 높긴 하지만 적응이 되면 이보다 간편할 수 없다. 게다가 저녁 수영을 하고 샤워를 하고 집에 가면 바로 자도 된다. 자동 샤워 완성이다. 게다가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다. 자동 피부 관리 루틴 완성!

퇴근을 하고, 아이를 픽업하고, 학원에 데려다주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막내 샤워를 도와주고, 아이들 숙제시키고, 설거지를 하고, (헥헥;;) 그러다 보면 저녁 시간이 훌쩍 가버리고, 나의 체력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나의 너덜너덜한 몸뚱이를 돌볼 기력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세수를 하면 다행. 피부 관리는 사치이다.

그러던 내가 저녁 수영을 시작하고 1일 1팩을 무려 3주째 실천 중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운동을 마치고 나와 샤워를 하고 제일 먼저 파우더룸에 가서 마스크팩을 붙인다. 마스크팩을 붙인 후 머리카락에 에센스를 발라 말리고, 바디 로션도 바르며 나의 몸을 구석구석 살핀다. 마스크팩이 흡수되면 찰싹찰싹 두드려 흡수시킨 후, 미백 앰플을 바르고 기미가 조금이라도 옅어졌는지 매의 눈으로 노려본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루 동안 나의 얼굴과 몸을 살펴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수영하기 전엔 일련의 과정들을 해치우기 바빴다. 세수도 샤워도 마치 빨리 해야 하는 집안일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나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의 몸을 관찰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저녁 마지막 타임이라 마감을 준비하는 직원분들의 분주한 손길에 마음이 조금 급해지긴 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나에게 집중한다. 마스크팩을 해서 반짝 거리는 얼굴을 보면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절로 솟아난다. 언젠가 줄어들기 바라는 나의 귀여운 뱃살과 허리 라인도 살펴봐주고, 오늘도 수고했다며 나 자신을 다독거린다. 수영장 필수품은 수영복, 수경, 수모, 마스크팩 그리고 100원짜리 동전이다. 드라이기 사용료 100원. 첫날엔 동전이 없어서 젖은 머리로 집까지 왔던 경험이 있어 동전은 늘 떨어지지 않게 챙겨둔다. 오늘은 어떤 마스크팩을 써볼까, 기대하며 수영장으로 향한다. 수영 가방에 미용 관련 물품이 점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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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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