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들의 성지, 남 정형외과에 가다
내가 차일피일 병원에 가는 것을 미뤘던 것은 내가 달리기 부상을 입었을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100km도 채 안뛰고, 페이스도 늘 6분대 조깅인 내가 부상일리가...
한 달에 몇백 km씩 뛰는 풀 마라토너들이나 겪는 게 달리기 부상 아닌가. 그냥 이러다 말겠지. 걸을 때는 안아프고, 다음 날 되면 또 멀쩡해지니 좀 기다려보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무려 3주 정도를 뛰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버텼다. 그런데 아무리 쉬어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어느 날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 러닝을 못하게 되면 어쩌지?
러닝은 내게 너무나 큰 즐거움이다. 러닝과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는 인생인데. 러닝만큼 좌절, 속상한 마음, 부정적인 마음을 한 번에 떨치게 해 주는 것이 없는데 나는 이제 어쩌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러너들의 성지 남정형외과로 찾았다. 달리기를 시작했던 시기, 뛰고 난 후에 무릎 위가 아파서 달리기 자세 진단을 받고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때 알려주신 자세로 뛰니 같은 거리를 뛰어도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길게 뛰어도 아프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참 러닝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던 터였다.
병원에 들어서자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대기실은 찐 러너로 보이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접수를 하고 왠지 초조하게 기다렸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내 차례. 언제부터, 어디가, 어떻게, 어떤 주기로 아픈지 정말 상세히 물어보셨다. 그리고 초음파를 보시던 남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장경인대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