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의 친구, 부상 #4

근력운동이요?

by second half


인대에 맞는 주사는 얼마나 아플까. 아플까봐 걱정되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차가운 알콜솜의 느낌. 따끔할 거라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시더니 주사 바늘이 느껴진다.


어, 그냥 보통 주사처럼 따끔하네. 이런 건 잘 참는데 하는 바로 그 순간, 찌릿하고 날카로운 극강의 고통이 엄습한다. 나도 모르게 ‘악!’ 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다행히 정말 짧은 순간의 고통이어서, 비명을 지르는 순간 지나가 버렸다. 깜짝 놀라게 아프지만 생각보다는 괜찮구나.


비록 주사는 아팠지만,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쉬어서 나아지는 것이라면 내가 부상 극복기를 이렇게 길게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치료 계획에 대해서 한결같이 차분한 목소리로 남 원장님이 말씀하셨다. 일단 주사를 맞겠지만, 장경인대염은 재발할 것이라고. 들으면서도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설명을 이어가셨다. 근본적인 치료는 장경인대와 연결되는 곳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나 근력운동 싫어하는데 어쩌지 하는데 남 원장님께서는 뭔가 잔뜩 항목이 적혀 있는 A4용지 한 장을 꺼내신다. 그리고 위에서부터 동그라미와 함께 숫자를 적으며 말씀하신다.


“자, 우선 러닝은 매일 하지 말고 3일에 한 번 하고, 러닝 안하는 이틀은 보강운동을 하세요. 천국의 계단 30분 이상 아니면 자전거 60분 중 하나를 하시고.”


헐, 이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런데 아직 멀었다.


“런지 15회씩 3세트, 맨몸 스쿼트 30회씩 3세트, 그리고 헬스장가서 레그 컬, 익스텐션, 어덕션, 어브덕션 12~15회 3세트씩. 그리고 카프레이즈 20회씩 3세트.”


근력운동 싫어하는 나는 머리 속이 다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여기까지가 하루 보강운동인데, 이걸 이틀 하시고, 3일째에 러닝을 하는데 아프기 전까지만 뛰세요. 보폭 좁히고 케이던스 높혀서 뛰고, 아프면 바로 멈추고.”


어안이 벙벙한 내게, 열심히 메모하시던 A4 용지를 내미신다. 거기에는 운동 처방 종류가 적혀 있었고, 내가 해야 하는 운동과 횟수가 적혀 있었다. 바로 이렇게.



언제부터 운동할 수 있냐는 내게, 오늘은 주사를 맞았으니 샤워도 움직이지도 말고 당장 내일부터 이틀 보강운동, 3일째 러닝을 반복한 다음에 2주 후에 다시 보자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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