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뒤바뀐 생활 속에서 봄은 따뜻함의 계절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알람의 역할을 하는 벚꽃이 돌아왔다. 매년 보는 벚꽃이지만 코시국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 했고 그 감회는 인류가 새로운 행성에 첫발을 내딛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듯했다.
가까이서 보는 벚꽃은 분홍빛을 내는 예쁜 꽃이지만 멀리서 보면 팝콘 같이 보였다. 봄이 오기 전 추운 겨울 모든 생명체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모든 힘을 다 쓰고 잠시 쉬어간다. 이 기간은 뭐든지 혼자 준비해야 하기에 외로움과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춥고 배고프고 겨울의 고독을 씹어 삼키며 버티고 버티며 자신의 실력을 쌓는다.
분홍빛 개화
2. 개화
벚꽃은 만개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한 달이 되지 않는다. 한 때 이 벚꽃을 보며 취업 시절이 떠올랐다. 그 시절은 벚꽃나무의 개화 준비과정이랑 다르지 않았다. 졸업시기가 2월이기에 한참 동장군이 찬바람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 여파가 취업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일까? 더욱더 꽁꽁 얼어붙었다.
내가 가려던 일자리는 낙하산 찬스를 쓴 경쟁자에게 밀려 처참히 무너지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시금 알려줬다. 당시 인사담당자가내게 전화를했다. 이런 상황이 자신도 당황스럽다고 하며 내 이력을 보고 채용을 하고 싶었지만 채용할 수 없게 되어 미안하다고만 핸드폰 너머로 아쉬운 마음을 전해주었다.
같은 계열의 일자리를 가려고 다시 도전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으니 다시 생각했다. 몇 번의 도전을 했지만 현실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다른 직업을 선택하여 준비하였다. 다시 시작된 취업활동. 기존의 이력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려야 하기에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했으며 단숨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고독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했다.
그렇게 봄과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며 내 마음도 같이 지나갈 거 같았다. 새로운 도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갔고 꽃잎과 파릇파릇한 이파리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꼭 벚꽃나무와 닮았다. 하지만 벚꽃나무와 닮으면서 많이 달랐다. 내년에도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를 더욱 내리며 필요한 영양분들을 악착같이 모으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며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같은 독서실을 등록하고 필요한 자격증 서적과 최근 취업동향 등을 자양분으로 삼아 조금씩 성장해 원하는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하였다. 겨울비가 오고 겨울바람이 거세게 불며 추운 영하의 날씨에도 꿋꿋하게 밖에서 버티고 있는 벚꽃나무들을 친구 삼아 나날을 보냈다.
팝콘이 만개하다.
3.벚꽃은 매년 다르게 흩날리니
하얗게 세상을 덮은 눈이 몇 번 내렸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땅을 적셔주니 봄은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산들산들 부는 봄바람은 봄내음을 품고 알람의 역할을 해준다. 이때다 싶은 벚꽃나무는 기다렸다는 듯 벚꽃을 활짝 피운다. 나 또한 기다렸다는 듯 그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한 모든 것을 펼친다.
벚꽃의 꽃봉오리는 팝콘처럼 팡! 터지며 꽃잎을 휘날리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동안 준비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벚꽃잎을 맞으며 봄의 시작을 함께 걷는다.나의 봄은 이제 시작이고 설령 좌절했다 하더라도 괜찮다.
좌절은 끝이 아니었다.잠시 앉아 쉬어가는 일이다. 오늘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됐다. 또 최선을 못다 한 날도 있을 수 있으며 제일 중요하게 깨닫게 된 건 나에 대한 실망을 안 하기로 한 일이다.
오늘 최선을 다하는 건 중요하지만 최선을 못하는 날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있기에 너무 몰아가면 꽃봉오리는 피지 못하고 시들게 된다. 벚꽃은 매년 피듯 내가 세운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못하는 날은 마음에 담아두어 나를 괴롭히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