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추억의 글을 마치며.
아빠가 대구에서 택시를 같이 타고 지나가면 택시 밖 회색 풍경을 보며 얘기하신다.
"어이고? 여기 웬 건물이 이렇게 높으노? 여기 다 아무것도 없었는데. 다 풀밭이었는데!"
박경리 작가님의 대하소설 <토지>에 독립투사로 떠나는 친구 이동진에게 최치수는 이렇게 묻는다.
"망해버린 나라의 군왕을 위해선가, 아니면 백성을 위해선가?"
"백성이라 하기도 어렵고 군왕이라 하기도 어렵네.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 그렇게 말할까?"
수학선생님 : 오늘은 옛날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예전에 살던 고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시원한 그 고향에 가서 수영을 하고 싶습니다.
거기는 진짜 물이 맑고 깨끗해서 바닥이 훤히 비치는 청록색이었습니다.
어릴 때 물이 머리 높이까지 오고, 암벽이 얼마나 높고 멋진지, 그 위에는 소나무가 쫘악 나 있었습니다.
그 물 맞은편에도 소나무가 군집으로 모여 있어서 경치가 정말 멋졌습니다. 통발을 놔서 물고기도 잡고 해서 너어무 생각이 나는 겁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리운 생각이 나서 차를 몰고 가 봤는데, 세상에! 그 많던 물이 다 졸아들어서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 겁니다.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릅니다.
거기가 저기 포항 쪽에 있는 '죽장'이라고.
여러분은 그리운 고향 있으면 절대로 다시 가지 마십시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