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끔찍한 꿈은 또 처음일세
난 교회에 다니고 있긴 한데, 그런 류의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 마지막 날에 모든 크리스천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 666 바코드
- 크리스천은 술먹으면 안되는 거 (이거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적 문제)
- 자살하면 지옥간다.
한 사람이 저 많은 말을 동시에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냥 듣고 있으려니 솔직히 짜증이 좀 났다.
그리고 최근에 지인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난 참 슬펐다. 많이 놀랐다.
자주 연락하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매년 새해 인사는 거의 하는 편이었고 사업상 가끔 연락을 하는 사이였고, 또한 내가 하는 일을 지원해 주시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사람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이 되어' 글을 쓴 적이 있어서 뭐랄까 잘 아는 사람 같달까 그런 느낌이 있어서 인 것 같고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이 정도 몇년 아는 분의 사망 소식은 사실
나이가 들어도 쉽진 않긴 하다.
문제는 내가 속한 크리스천 공동체는 자살에 그리 너그러운 동네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이렇게 생각한다.
누가 천국 가는지, 누가 지옥 가는지 넌 봤냐?
자살하면 지옥 간다고 성경에 딱 나와 있어? 확실해?
어떤 사람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누가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어?
그거 말할 수 있으면 하나님 아니야?
이 말을 입 밖에 내진 못하고 -_-;;
생각만 한다. --;;;
쓸데 없는 소리 한 가득 듣고
돌아와서 잠이 들었다가
아주 끔찍한 꿈을 꾸었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묶여서 있는 줄 알았다.
악마 같은 것들이 그 사람들을 아주 참혹하게 아작을 내고 있는데, 도무지 죽질 않았다.
너무 끔찍 했다.
살아 있는 부분은 다 커다란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데
죽고 싶어하지만 몽롱한 상태에서 죽질 않는 모양이었다.
중앙을 보니 머리가 있었다.
머리가 딱 하나인데 그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었다.
고통을 너무 싫어하는데 목 위만 있는 머리가 죽질 않고 있었다.
가만히 둘러보니 여러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지체를 조각조각 내어
살아 있는 부분을 모두 괴롭히는 거였다.
자세한 묘사는 너무 끔찍해서 관두겠다.
한 사람이었다.
죽지 않는.
그래서 머리도 하나였다.
너무나 죽고 싶어하고 있었다.
곧 죽을 것 같긴 했는데 아직 몽롱하게 의식이 있는 듯 보였고
공격을 피하려고 힘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깨어서도 끔찍하고 소름끼쳤다.
이게 무슨 뜻일까.
혹시 사람들이 너무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살아 남으려고 노력하면
내 무의식 속에서 저렇게 보이나.
자살한 사람의 지옥 상상도 이딴 것인가.
하여튼, 나도 충격 받았었나보다. 이런 꿈을 다 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