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빈 Mar 10. 2024

배거본딩 시늉도 해 보고

2024년 1월의 낯선 일

겨울, 특히 연말에는 몸도 마음도 안 좋고 해서 ‘소소하지만 낯선’ 기운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그러다 2023년이 밝고 꺼져가던 낯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새로 기록모임에 들어갔는데 마땅히 할 기록이 없어서 ‘주 1회 낯선 일’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렇게 2023년 1월에는 낯선 일을 강제적으로(?), 공개적으로 하게 되었다. 매주 세우는 목표(세우는 것만 좋아하고 썩 못 지키는 편)에 ‘이번 주는 어떤 낯선 일을 할까?’라는 질문을 추가했다. 아이디어 노트의 주제로도 ‘매주 어떤 낯선 일을 하고 싶은가?’를 삼았다. 이쯤 되면 작년 1월의 나는 낯설고 새로운 시도에 꽂혀 있었던 것도 같다. 그런 것 치곤 계속 소소하게 사브작대는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모임을 시작했다. 새벽 6시에 줌으로 만나 한 달 목표 세우기도 했다.

-Goal tracker라는 노트를 샀다. 처음에는 식단 기록을 생각했으나 이제는 kmn 기록으로 바꿀 예정.

-새로운 필라테스 스튜디오서 체험학습을 받았다. 왠갖 지적질...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새로운 글방에 들어갔다. 이슬아도 거쳐갔다는 어딘의 글방이다. 글쓰기 능력자들 사이에서 두들겨 맞는 중?

-친구와 새로운 모임을 시작했다. 매주 친구의 글을 보는 것이 요즘의 즐거움이다.     


-베트남 갈 준비에 돌입했다. 베트남 도착 비자를 받았다.

-새로운 맥주 비나 호이를 마셨다. 칭따오, 타이거, 테라보다 맛있다. 나의 최애맥주는... 그만하겠다...

-에코 패스 산책이 루틴이 되어간다. 에코패스는 하노이 집 근처의 초록초록한 산책길이다.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1월에 적은 낯선 일 목록이다. 위 목록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1월에는 베트남 일지란 것도 몇 번 적었다. 일지 중 한편에 다음 구절을 인용했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성공과 혁신을 거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산책하고, 식사하고, 회의를 알게 된 사실들 중 하나는, 그들은 대부분 배거본더였다는 것이다.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여름휴가에 떠나는 여행이 아닌, 더 긴 시간을 들여 더 깊이 관찰하며 세상을 걷는 여행 전통인 ‘배거본딩’을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배거본딩은 일상에서 최소한 6주 이상 벗어나 여행을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떠나는 여행일 때 비로소 우리는 일상과 삶을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다.     


                                - <타이탄의 도구들> 중에서     


위 글에는 최소한 6주 이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나는 베트남에 3주 머물렀기 때문에 베거본딩에 못 미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뭐 잠시 배거본딩 기분에 젖어보는 것도 괜찮았던 것 같다.     


 낯섦에 취하고 배거본딩 시늉도 해보는 가운데 1월이 지나가고, 2월부터 나의 낯선 일은 사소한 변화를 맞이한다.          


홍등이 밝혀진 베트남의 밤
홍강이 보이던 베트남의 낮




이전 08화 우리에게는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훨씬 더 많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