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일상기록
1월처럼 일상 기록을 이어갔다. 중반까지 베트남에 있었고, 다낭에도 며칠 다녀왔던 터라 색다른 일상 속에서 사진을 찍기는 수월했다.
하노이는 비가 자주 오고 무덥고 줄곧 습한 날씨였다. 2월 초에도 일주일 내내 비가 왔고 해가 비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시간 30분 남짓 비행기를 타고 다낭에 가서 쏟아지는 햇살을 보자 우중충했던 마음이 환해지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사정이 달랐다. 일을 하고 있을 때의 내 일상은 비슷하다. 집과 커피숍(주로 스타벅스), 도서관, 동네 산책 등이 거의 전부다. 처음에는 책 사진도 찍고, 카페 사진도 찍다가 작업 기록이라는 것도 시도해 보았다. 일을 어떻게 했는지 간단히 적어보는 것이었다.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피곤했고, 머리가 아프고, 일을 많이 못했고, 정해진 진도를 다 채웠고 등등) 작업 기록을 꾸준히 해 보면 이것도 뭔가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올해는 하루에 7000 보 이상 걷기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든, 용인에서든 산책 인증샷도 몇 번 찍었다. 하지만 이 역시 주로 비슷한(같은) 풍경이라 금세 시들해졌다.
2월의 내 일상은 한국 복귀, 새로운 책(카네기) 적응이라는 테마로 흘러갔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고, 하루의 성공리스트(그날 해야 할 일), 멋진 일, 아이디어 노트를 적는 실행노트도 꼬박꼬박 썼다. 물론 기록모임의 사진 인증도 열심히 했다.
사진으로 일상을 남기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내 일상이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꼭 일상을 인증하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3월부터는 이것저것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매달 말에는 한 달의 사진을 정리하여 릴스나 한 장의 사진으로 정리한다. 앨범 하나에 스물 몇 가지의 사진으로 나의 한 달이 고스란히 채워졌다. 기록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덕분에 2023년의 거의 전체가 사진으로 남겨질 예정이다. (거의 전체라고 하는 이유는 한 두 달 쉬어간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일상 사진 기록은 더 이상 하고 있지 않다. 초반에 일상을 찍으려 애쓰다가 좀 지친 건 아닌가도 싶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재미있고, 재치있게 찍고 해석하는 분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내게 그런 재주는 없었다.
일상 사진도 잘 못 찍겠고(재미가 없었다) 릴스도 잘 못 하겠는 와중에 ‘어쨌든 빠뜨리지 말고 열심히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2월을 보내고, 좀 더 활기찰 3월이 오고 있었다.
2월의 사진. 화창한 다낭의 핑크 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