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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군 Apr 17. 2019

민들레

저마다의, 누구나의.

아무도 가꾸지 않은

쾌쾌한 매연 속 잿빛 아스팔트 틈 사이

그 좁디좁은 곳을 비집고

기어이 피어나는

찬란한

아름다운

노란 꽃 한 송이

그 꽃을 피워내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참고 또 이겨냈을까

그러나 이윽고 한 줌 홀씨가 되어

무심코 스쳐온 미풍에 스러져버리는

그 아련함

그 허무함

샛노랗게 빛나던 그 밝기만큼이나

다시 남겨진 어둠은 짙고

그래서 차마 난 널

좋아할 수 없다




아스라이 사라져 버릴 거면 차라리 피지 말았으면, 차라리 영영 오지 말았으면 하는 

그런 존재, 그런 사람이 있다. 


차라리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끔은 삶을 둘러싼 무수한 절망보다

그 절망들에 적응치 못하게 하는 한 줌 희망이 더 미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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