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누구나의.
아무도 가꾸지 않은
쾌쾌한 매연 속 잿빛 아스팔트 틈 사이
그 좁디좁은 곳을 비집고
기어이 피어나는
찬란한
아름다운
노란 꽃 한 송이
그 꽃을 피워내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참고 또 이겨냈을까
그러나 이윽고 한 줌 홀씨가 되어
무심코 스쳐온 미풍에 스러져버리는
그 아련함
그 허무함
샛노랗게 빛나던 그 밝기만큼이나
다시 남겨진 어둠은 짙고
그래서 차마 난 널
좋아할 수 없다
아스라이 사라져 버릴 거면 차라리 피지 말았으면, 차라리 영영 오지 말았으면 하는
그런 존재, 그런 사람이 있다.
차라리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끔은 삶을 둘러싼 무수한 절망보다
그 절망들에 적응치 못하게 하는 한 줌 희망이 더 미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