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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리스 부인 Sep 22. 2022

강아지와 산책

다른 생명과 같이 산다는 것 - 4화 -

사람과 강아지, 서로 알아가며 같이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강아지와 산책


강아지를 키우며 즐거우면서도 귀찮은 일을 꼽자면 단연 '산책' 일 것이다.

강아지에게 '산책'이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강아지에게 산책은 다른 강아지들과 만나 사교성을 키울 시간도 되고, 집에만 있어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산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려견 전문가인 강형욱 훈련사님은 대한민국 강아지의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준 걸로 평가받는다.) 

또 산책을 자주 가는 강아지들의 대부분은 실외에서 배변을 한다.

(실외 배변을 하는 강아지들은 신호가 올 때쯤이면 반려인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보채기도 한다.)


하지만, 반려인에게 산책은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햇살이 따스하게 비치는 날, 깨끗하고 푸른 잔디가 넓게 펼쳐진 공원을 살랑이와 천천히 산책하는 것을 항상 꿈꾸지만 그런 완벽한 날은 거의 만나기 힘들다.


완벽한 산책을 방해하는 것을 꼽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공원 바닥에 널린 담배꽁초나 쓰레기들, 풀이 무성한 곳에 서식하는 진드기, 갑자기 튀어나오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보이지 않은 곳에 숨어 있는 깨진 유리조각(살랑이도 유리조각에 발을 베어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등등


또 반려인도 사람인지라, 내 몸이 피곤하고 지치면 산책도 즐겁지 않다.

내 경우도 전날 과도한 음주를 했거나, 과로로 피곤한 날은 산책을 나가도 즐겁지 않고 얼른 배변을 하고 들어가기만 바란다.

또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질척거리는 날도 산책 나가기에 적당하지 않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은 살랑이의 심기가 좋지 않다.)

산책을 가고 싶은데, 안 나가면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거나


 

산책 가기 전까지 소파 위에 엎드려 세상이 무너진 듯 한숨만 쉬곤 한다.


산책할 때, 강아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새로운 곳을 가보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고, 자기에게 좀 익숙한 곳을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다.

살랑이의 경우는 자주 다니는 익숙한 곳에서 산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산책을 할 때, 항상 리드 줄에 매여 다니는 강아지가 불쌍해 보여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풀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살랑이의 경우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늦은 밤에 풀어준 적이 있었는데, 흥분한 살랑이가 차도에 뛰어들어 큰 사고가 날뻔한 적이 있었다. 그 후로는 밖에 나가서 줄은 풀어준 적이 없다.


그래도 반려견을 키울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시간은 햇살 따스한 봄날, 함께 거니는 때가 아닐까 싶다.

 

햇살 가득한 봄날,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우리에게 산책이란 집에 귀가해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귀찮은 일상 일지 모르지만, 반려견에게는 주인과 함께 하고 싶어 하루 종일 기다린 시간일지도 모른다.


산책을 갈수록 강아지의 스트레스는 줄어드니, 기회가 닿는 대로 반려견과 산책을 가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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