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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Dec 10. 2020

이거 정말 좋은데…왜 이렇게 안 움직이지?

변화 추진_이해관계자 관계

약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제약회사가 있습니다. 그동안엔 약사가 담당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약품 주문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과 통화가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통화가 되어도 해당 약품의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다리기 힘들단 얘기 많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약사는 영업사원이나 회사를 대상으로 불만을 토로하게 되고 심각한 경우엔 거래를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ext Generation Order System (NGOS, 그냥 막 지음)을 런칭하려는 것이지요.


NGOS를 도입하면 다들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약국에선 전화연결이 안되는 불편함도 없고 주문하려는 품목의 재고 파악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영업 팀은 바쁜 가운데 전화 주문을 받는 횟수가 확연하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좋다고 했습니다. 마케팅 팀은 약품 판매량의 추이를 보며 포트폴리오 및 판촉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했습니다. 구매 팀도 어떤 품목이 얼마나 팔렸는지, 어느 지역 어느 약국에서 제품 및 상품을 많이 구매했는지 등을 쉽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궁금한 점을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의 클릭만 하면 되기 때문에 경영진도 좋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다들 좋다고 하는데 초기 도입 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시간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결론은 생산팀에 업무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NGOS와 생산팀이 관리하는 시스템 간 자동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입력하고 수정하는 활동을 해야만 처음에 기획했던 대로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었지요. 여기서 반성할 건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NGOS 도입 전에 생산팀의 역할이 중요한데 왜 미리 생각하지 못했느냐고 두 번째는 생산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까지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미리 고민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될까요?


그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는 곱하기 관계’라는 점입니다. 위 사례를 재활용하여 NGOS 도입 시 각 이해관계자 별 얻는 효익을 임의로 정하고 곱하기를 해보겠습니다. 약국 +10, 영업 +5, 마케팅 +2, 구매 +5, 경영진 +2 라고 가정하면 ‘10 x 5 x 2 x 5 x 2 = 1,000’ 의 효익이 창출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새로운 시스템을 하루라도 빨리 도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산팀 입장에서 새로운 변화가 달갑지 않으면 그 때의 효익은 ‘-1’이 되고, 변화를 하든 안 하든 우리와 크게 관련 없다고 하면 변화 효익이 ‘0’이 됩니다. 따라서 마지막 생산팀의 효익까지 고려해 곱하기를 해보면 전체 효익은 ‘1,000 x -1 = -1,000’ 또는 ‘1,000 x 0 = 0’이 나옵니다. 즉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 돈, 자본을 충분히 투자해도 많은 신사업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부분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러 이해관계자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새로운 사업 구조 내에서 주고 받는 가치의 흐름이 유지될 수 있는데, 이 구조를 근원적으로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어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투입 자원이 부족하면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변화를 추진하려고 할 땐 -NGOS에서 생산팀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처럼- 정말 중요한 이해관계자를 누락하면 안됩니다. 이에 대해선 MECE를 염두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 후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의 효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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