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첫 번째 월요일 : 모닝런
작년에 시작되었던 하루하루를 알차게 놀았던 긴 휴가가 끝나고, 2021년 첫 출근을 하는 월요일 아침이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오랜만의 출근 그리고 겨울방학이 끝나고 하는 개학하는 월요일, 몸보다 마음이 바쁘다. 크게 들숨, 날숨을 세 번 쉬어 본다. 서두른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천천히 나의 페이스를 찾아간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와서 달리고 있다. 그래 이거지, 아침엔 달리고 시작해야지... 특히 오늘같이 마음이 급한 날은 더더욱 필요한 달리기이다. 밤새 쉬었던 몸과 마음을 깨우면서 달려 나간다. 몸이 풀리면서 마음도 풀리고 알 수 없이 바쁘기만 했던 마음이 좀 진정이 된다. 좀 더 달리다 보니, 왜 그랬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커다란 동네 한 바퀴를 뛰고 돌아오는 길, 내 눈앞에 떨어져 있는 낙엽 하나.... 뭐지?
멈춰서 자세히 보니, 낙엽이 아니었다. 돈이었다. 1불도 아니고 심지어 10불이었다. 어떡해....
흠 이걸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 지금 시험당하고 있는 건가? 이거 몰카 인가? 주변에는 강아지를 산책하는 이웃도 없는 아침이다.
내 앞에 떨어져 있던 돈을 주머니에 넣고 집에 달려왔다. 아침이어서 달리기를 하러 나갔는데, 돈이 생겼다?
내 앞에 떨어져 있어서 주워 왔던 돈, 내 것이 아니었다면, 탐하지도 말고 가지고 오지도 말아야 하는 것인가?
거기다 두고 왔어야 했나? 가장 가까운 집 메일 박스에 넣어 두고 왔어야 했나? 만약 쓰레기였다면 주워 왔을까? 10불이 아니고, 1불이었다면, 100불이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집으로 달려 돌아오는 길 생각이 많았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 들이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일어나곤 한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 그 선택 앞에서 우리의 가장 밝고 또 가장 어두운 곳에서 움직임이 시작된다. 오늘 아침 일단 돈 이어서 주워 들고 온 10불 때문에 생각이 많았던 아침이다. 오늘 아침 내 앞에 있던 10불은 키친 카운터에 아직 그대로 있다. 아마도 주일 헌금하는데 보태지 않을까 싶다. 원래 내 것이 아니었기에, 다시 세상으로 보내줘야 하지 않나 싶다.
아침에 달리기를 했는데, 돈이 생겼던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