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21 - 오늘도 달리고 시작합니다.
알람 없이 눈이 떠져서 일어나는 토요일 아침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침대 위에서 누워 있었다. 일어나서 뭔가를 해야지...라는 생각 조차 나지 않던 그런 아침이었다. 보물 1호랑 2호는 일어나서 떠들고 있다. 키친에서는 요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 별로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은 아침이었다.
보물 1호가 빼꼼, 굿모닝 하고 지나간다. 굿모닝 베이비... 보물 2호가 데구루루 굴러 옆에 와서, 굿모닝 마미 하며 뽀뽀를 하고, 수영이 하고 싶다며 침대 위 이불에 몸을 맡기고 두 팔을 열심히 저어 수영을 한다. 남편이 와플, 베이컨, 계란이 가득한 테이블을 무심하게 침대 옆에 내려두고 간다. 느리게 움직인 아침... 계획에 없던 베드엔 브랙퍼스트로 시작하는 아침이다. 감사합니다.
테이블을 가지고 다시 키친으로 내려간다. 만약 침대 위에서 먹는 다면, 오늘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딩굴거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신을 차리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아침을 전투적으로 먹는 아이들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나 달리고 올게... 아침은 달리고 와서 먹을게...
오늘 토요일 아침. 늦어도 토요일 아침이다. 평소보다 늦게 시작하는 아침인데 불구하고, 춥다.
일단 달려보자. 어떻게 달려야 할지, 거리도 속도도 생각이 없다. 몸도 마음도 무거운 아침이다.
1월 6일,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초유의
국회의사장 난입 사건이 있었다.
내가 보고 듣고 있어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현실이라니,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정리가 안돼서, 머릿속에서,
"시스템 오버로드"라고 경고음을
울려 되는 것 같았다.
굳어 버린 것 같은 머리와 몸을 깨우면서 10,000m을 달리고 나니, 그제야 숨이 쉬어지는 듯했다.
토 하듯이 기도를 내뱉으며 달렸다. 어떻게도 표현이 안되던 지금 미국의 현실 속 느낀 마음은 애처로움이었다.
이해하려고 애를 써봐도 이해가 안 되는 마음은 아리도록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오늘도 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보았다.
결국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달리기와 기도였다. 무거운 몸은 달리기로, 더 무거운 마음은 기도로 덜어 내고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도 끝 나에게 남겨진 마음 결국 사랑이었다.
처음도 사랑이고, 끝도 사랑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더 나은 세상을 어른들은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선택을 매일 할 거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언제 어디서나 그 선택을 하겠다는 다짐...
이렇게 주말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회복이 시작된다.
10Km 55분 46초 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