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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바삭 May 29. 2018

16. 정리의 단계

송주의 짧은 글 모음

정리의 단계


몇 년 전,

전자책으로 갈아탄 후,

책장을 비우기 시작했다.

밥 먹 듯 책을 사던 시절.

방은 온갖 책들로 뒤덮여 갔고,

채 다 읽지도 못한 책들은

빽빽히 책장만 차지했었다.


이후,

전자책을 명분으로 다 정리했다.

싹 다 정리.

알라딘에 팔기도,

지인에게 선물로 주기도,

버리기도 했다.

책장은 중고가구 재활용센터에서

수거해 갔다.


책 정리를 시작으로

다른 물건들을 정리해 나갔다.

옷,

가구,

전자제품,

등등


지금은

내 것이라 말할 수 있는 물건이

정말 없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단순한 삶.

미니멀리즘.

버림의 미학..

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건

가진 것이 없으니 마음이 가볍다.

더불어 집착?

이런 감정, 별로 없다.

물건을 덜 사게 되고,

잘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손톱깎기도 빨리 찾고...


지인이 이사를 명분으로

정리에 눈을 떠 간다고 했다.

그간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며.


그런데 순간,

지인의 입에서 나온 책 목록.

내가 보유했던 것들과

상당히 비슷하다.


아~

동시대인이여~

우리는 비슷한 책들을 읽고

생각하며 살아왔구나.


하지만

버리소서~

그 시절의 열망으로 간직하기를...


님의 정리를 응원합니다!

더불의

님의 버림의 삶은

책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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