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바삭 May 30. 2018

17. 참 잘했어요!

송주의 짧은 글모음

참 잘했어요!


청소하다 발견한

초등학교 때 일기장.

누렇게 변한 종이 위로

또박또박 손 글씨.

의미심장한 글귀.


'초등 5학년에 임하는 각오'

국가의 기둥이 되고,

효도를 해야 하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정직한 5학년이 되야겠다.


여기까진 분명

읽는 이를 의식한 문장들인 듯.

(초등 일기장엔 유독

국가와 효도가 많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본심이 나온다.


... 결국 이래 봐야

나에게 이득은 없겠지만

또 이렇게 해야 만사 편할 것 같고,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혹 천당에 갈지도 모르고...

휴.........


어쩌면 지금까지의 인생은

초등 5학년 이 일기 내용의

반복이 아닐까?


읽는 이를 위한 챕터 하나.

내 본심을 읊조린 챕터 하나.


어쨌든 살면서 깨달은 건

인생은 결코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기 마지막 줄에는

참 잘했어요!

도장이 쾅~ 찍혀있다.









이전 16화 16. 정리의 단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