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바삭 Sep 05. 2018

18. 누군가의 귀인  

송주의 짧은 글 모음


누군가의 귀인


민님의 작업실에 놀러 갔다가

책장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을 빼들었다.

요즘 블록체인 관련 자료를 훑어보던 터라,

못 보던 이더리움 책이 보여

빌려달라던 참이었다.


책을 펼치자

순간 현금이 다발로 쏟아졌다.

오만원 권, 만원 권, 천 원 권...

오랜만에 현금 다발을 보니

되려 비현실적이었다.

이건 마치 영화의 한 장편 같았달까.

현금 다발이 바닥에 흩뿌려지는 모습...


민님은 현금 다발을 보고,

잠시 할 말을 잃으신 듯 멍~ 하더니...

"아~ 여기 돈이 있었군요."

몇 달 전 비상금을 책 안에 두었었는데,

완전히 잊어버렸었다고 한다.

민님은 이거 내 돈 맞아? 란 표정으로

돈을 줍기 시작했다.


민님은 횡재를 한 것 같다며~

내가 이 책을 펼치기까지의 상황을 반추했다.

작업실 메이트가 얼마 전 책장을 여기 옮겼고,

굳이 이 책들을 저기 꽂았고,

내가 느닷없이 놀러를 왔고,

콕 집어 이더리움 책을 펼쳤고...


결국 나는 그날, 민님의 귀인이 되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귀인이 되어 뿌듯했다.


세상만사 다 우연일까?

운명도 결국 우연의 산물??


난 누구?

여긴 어디??


민님이 맛난 안주를 사셨고,

우리는 맥주 한 잔을 나눴다.

해피엔딩!




이전 17화 17. 참 잘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