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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SeJin 코리아세진 Apr 16. 2019

나도 간다, 지리산 종주! [1]

한 세대의 경계에서, 나의 지리산 종주기 

◈ 지리산(智異山) 

 민족의 영산이며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린다. 1968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최고봉은 천왕봉(1,915m)으로 대한민국(남한) 영토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다. 


[참고] 이 글과 함께하면 좋은 노래 & 시집 

1. 노래 : 체리필터, 《달빛소년》 , 악동뮤지션 《작은별》 , 이승기 《나방의 꿈》, RADWIMPS 《sparkle》 - 영화 《너의 이름은》 OST

2. 시집 :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1996)』  창작과 비평사                    


◈ 프롤로그 : 경계에 태어나다

 매년 9월 23일은 내 생일이다. 응애~ 하고 태어난 게 1988년이니, 이번에 30년을 꽉 채우게 됐다.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추분(秋分, 24절기의 하나로 매년 9월 23일)은 건명원에서 강조하는 “우리의 정신”과도 맞닿는다. 생일부터 “경계”의 숙명을 타고난 건 아닐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생일은 축하받기보다는 나를 만들고 길러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날로 바뀌어갔다. 그런데 반년 전에 그 중 한 분과 작별해야만 했다.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맹렬하게 증식하던 암세포는 그의 육체에 더 이상의 호흡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는 4개월여의 짧고 치열한 투병을 끝마치셨다. 


 이 글을 쓰는 불과 얼마 전엔 ‘진짜 돌’ 선생님의 부친께서도 떠나가셨다. 2018년의 첫날 선생님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올해 더 강해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여러모로 각자에게 시련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뿐 아니라 탁월한 인간의 경지에서 삶과 죽음을 다뤄내야 하는 숙제가 둘 모두에게 주어진 걸까. “따로 또 같이” 걸어가는 선생님과 나의 존재, 파이팅이다.


 지리산종주는 20대에 꼭 하고 싶었던 도전이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던 지난날에 대한 반성, 그간의 삶을 매듭짓고 정산하고픈 갈증, 부친상의 전중후를 관통하며 알게 모르게 내면에 미친 영향들과의 대화, 홀로 묵상하고픈 마음 등을 종주의 갖은 목표로 들 수도 있겠지만, 그저 자연 속에서 숨 쉬며 걷고픈 마음이 무거운 몸뚱아리를 움직이게 했다. 


 9월 초순 10km 마라톤 결승점을 지나고, 기념품 받으러가던 중에 (바보같이) 발목이 뒤틀린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2016년 7월 발목깁스를 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풀어제끼고, 일본으로 날아가 후지산(3,776m)을 정복했던 경험을 되살려 호기롭게 출발했다. 


◈ 여정                        

1일차 - 9월 26일(수)

06:30~09:40  서울 남부터미널 → 구례터미널(시외버스)

10:40~11:15  구례터미널 → 성삼재 휴게소(시내버스)

11:20~11:50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1,350m) 

11:50~12:10   → 노고단고개(1,440m)

12:10~13:30   → 피아골 삼거리(1,336m), 노루목(1,480m), 임걸령, 

13:40~14:05   → 삼도봉(1,550m), 화개재(1,316m)

14:15~15:10   → 토끼봉(1,534m) 

15:20~16:25   → 연하천대피소, 저녁식사(햇반, 컵라면, 참치) + 커피한잔

18:00~            취침


2일차 - 9월 27일(목)

06:35              기상, 짐정리, 아침식사(스프, 곤드레밥, 미역국)

07:15~08:45  출발 → 벽소령대피소

08:55~11:40   → 형제봉(1,453m), 칠선봉(1,558m), 영신봉(1,652m), 세석대피소

11:40~12:40   점심식사(카레밥), 휴식

12:40~14:40   → 촛대봉(1,703m), 연하봉(1,721m)

14:40~17:20   → 장터목대피소 도착, 휴식

17:20~             저녁식사(스프, 햇반, 컵라면, 참치) + 개똥쑥차 한잔

20:00~             취침


3일차 - 9월 28일(금)

04:30              기상

05:00~06:15  출발 → 제석봉(1,806m), 통천문(1,874m), 천왕봉(1,915m)

06:25~08:00  천왕봉 → 로터리대피소 → 하산

08:20~08:35  → 중산리버스정류장

08:45~09:55  →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아침식사(김밥)

10:30~14:10  진주 → 서울남부터미널


* 소요예산 : 약 13만원

   - 대피소이용료 26,000원(2박), 왕복교통비 약 7만원, 식비 약 2만원, 이불대여 1만원


* 기상조건 : 대체로 맑음(3일차 안개) / 기온 최저 5도, 최고 15도



- 2화에 계속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1]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2]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3]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4]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5]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6-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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